글_이경원/ 사진_공감만세
태국하면 뭐가 떠오를까? 동남아시아에 있는 어떤 나라, 가난한 나라, 코끼리가 많은 나라, 대충 이런 생각들이 많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사고했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태국 람빵 주의 한 시골 마을, 약 1000여 명이 살고 있는 나꽈우끼우 마을에서의 공정여행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물질 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나라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땅과 재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여겨오고 있다. 태국도 한국과 다름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 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우리집보다도 더 안 좋은 TV에 선풍기도 낡았고 화장실에 샤워기도 없는 집에 살면서도 나와 내 가족보다, 우리 한국의 대다수 사람들보다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고 더 즐겁고 유쾌하게 산다. 또 우리나라와 달리 대문도 열어놓고 남의 집에 서슴없이 들어가서 가족처럼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맛있는 것도 나눠먹고 함께 일하며 살고 있다.
태국은 국교가 불교이며 신앙심도 전반적으로 매우 깊은 나라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개인의 출세, 탐욕을 바라지 않고 매 끼니 밥을 굶지 않는 평범한 삶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빈다. 그런 소박한 모습을 보고 나는 내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지금 이때 고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다행으로 여겼다.
한국 사람들은 이웃끼리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 그러나 나꽈우끼우 마을은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도 어떤 집을 지날 때면 사람들을 보고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홈스테이 어머니는 편식이 심한 내게 반찬도 얹어주시며 더 먹으라고 권하시기도 했다. 친절하고 유대감도 돈독한 사람들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태국 학교에 가서는 한국어 교실도 열었는데 덕분에 태국 아이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아이들이 잘 따라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아이들과 축구도 했는데 아쉽게 우리가 졌다. 축구 실력이나 체격, 수준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팀워크와 자신에 대한 신뢰가 태국 아이들 팀에서 더 높았던 것 같다.
또 마을에서 농사일을 돕기 위해 쟁기질도 했는데 우리 집안은 친가와 외가 모두 농사를 짓는데도 나는 14년을 살아오면서 쟁기 한 번 잡아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농사일이란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편식을 하는 탓에 반찬을 골고루 먹겠다는 다짐은 못해도 앞으로는 먹을 만큼만 먹고 남기지 않게 해서 농부아저씨들이 허리 굽혀 생산해온 농작물을 헛되이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나꽈우끼우 마을 방문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이 많이 바뀐 사람들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는 오기 힘든 곳이고, 다시는 하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여행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