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한태영/ 사진_공감만세
나꽈우끼우 마을에서의 4일은 정말정말 행복했다. 첫날에는 마을사람들께서 환영식을 해주셨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나와서 우리들을 환영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약간 감동했다. 뭔가 급하게 준비한 것 같았지만 그만큼 우리를 위해 많이 노력해 준 마을사람들이 고마웠다.
환영식을 다 보고나서 홈스테이 배정을 받았다. 나는 이번 홈스테이가 처음이 아니어서 ‘뭐 별거 아니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며칠 사이에 정이 많이 들었다. 윤상이 언니와 함께 피요네 집에 배정을 받았는데 가족들이 친절하고 따뜻하게 잘 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집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화장실도 좋았고 잠자는 방도 너무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들이다. 엄과 어쓰가 영어도 꽤 하고 친절하게 잘 대해줘서 고마웠다. 이날 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뭘 먹었는지는 까먹었다. 그렇지만 정말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닐 수도 있다.) 맛있었든 아니든 우리를 위해 음식에 쏟은 정성이 느껴졌다. 밥을 다 먹고 설거지를 했는데 태어나서 처음 해 본 것 같다. 뭔가 뿌듯했고 그렇게 어려운 것 같지 않아서 집에 가서도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꽤 많은 것을 깨달은 것 같아서 좋았다.
집에 가자마자 가방 맨 아래쪽에 들어있던 선물 때문에 짐을 어지럽게 풀어헤쳐놓았던 것과 벌레 때문에 무서워서 좀 오바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미안한 일들만 많이 한 것 같아서 다음 번에 다시 가게 된다면 죄송하다는 말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시장과 사원을 갔는데 태국사람들은 부지런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너무 늦게 일어나서 시장 문이 다 닫혀있었고 마지막에 겨우 한 시장을 찾았다. 죄송한 마음 반, 다행스러운 마음 반이었다. 사원에 가서 기도 같은 것을 했는데 이때 나는 태국사람들처럼 행복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것이라고 다짐을 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 다짐을 잊지 않고 항상 되새기면서 하루 빨리 진실된 꿈을 찾아야겠다.
마을에서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한국어 교실이었다. 즐겁기도 즐거웠지만 행복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태국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기본적인 한국어 표현들이긴 하지만 해도 아이들이 잘 따라 와줘서 뿌듯했다. 또한 우리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어 교실에서 배운 말 가지고는 태국 아이들과 전혀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어 교실을 하면서 마음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말이 안 통할 땐 바디랭귀지를 사용해야만 될 줄 알았는데 눈빛만으로도 말이 통했다.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내가 웃으면 따라 웃고 태국 아이들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었다. 서로 이야기가 통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했다.
나꽈우끼우 마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밤하늘을 멋지게 수놓은 별이었다. 밤에 산책을 갔는데 하늘에서 별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 별을 보면서 나꽈우끼우 마을도 꼭 별 같고 생각했다. 아침에는 햇빛에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밤에는 그 누구보다도 환하게 빛나는 별처럼 마을도 잠재적인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나중에 언젠가는 분명히 큰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또한 햇빛의 도움을 받아 빛을 내는 별이 있듯이 마을 사람들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러면 나꽈우끼우 마을은 더 아름답게 빛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