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김시현/ 사진_공감만세
나꽈우끼우 마을은 참 즐거운 곳이다. 길을 거다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해도 웃는 얼굴로 받아준다. 사람들이 다들 잘 웃고 유쾌하다. 특히 아이들은 정말 행복해보인다. 마을에서의 4일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마을 사람들을 도와 농사도 짓고 수공예도 하고 요리도 했다. 한국어 교실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도서관도 가고 절도 가고 홈스테이 가족과 밥도 먹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아직도 얼마 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어 교실에서는 뭔가 덜 가르친 것 같아서 아쉽다. 특히 마을에서는 잘 가르쳐 주지 못한 것 같다. 께인과 핑이 이틀 모두 배우러 왔었는데 아이들이 워낙 얌전해서 아쉬웠다. 잘 따라 해주면 더 재미있게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둘째날에는 어르신과 여자애들도 함께 배웠었다. ‘곰 세 마리’ 노래를 가르쳤는데 다 알고 있는 다른 팀에 비해 우리팀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가르쳤는데 만족할 만큼은 되지 않아 아쉽다. 특히 할머니는 열심히 배우려 하셨는데 잘 가르쳐드리지 못해 죄송했다. 밤에 가르쳤기 대문에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조차 아쉬웠다. 학교의 땅모와 남우안은 유쾌하고 잘 따라주어 정말 좋았다. 귀엽고 잘 웃어주어 뿌듯했다. 그리고 모두 같이 노는 시간도 참 재미있었다.
아침에는 절과 시장에 갔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첫날만 절과 시장에 갔다. 시장은 아침부터 사람이 많고 요리재료부터 완성된 요리까지 다양한 것을 팔았다. 절에서도 스님에게 밥을 드리고 기도를 하는 것이 무교인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상할 만큼 매일 아침 6시 30분이면 나로써는 일찍 일어난 것인데, 그것조차 늦잠 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나머지 날은 스님이 오시는 시간에 맞춰 겨우 나가기만해서 시장에 같이 못가드려 죄송했다.
홈스테이 가족에 대해서는 정말 여러 생각이 든다. 감사하고 죄송하고 즐겁고 신기하다. 나와 한집에서 잤던 수영이가 계속 ‘정해지기 전에 눈이 마주쳐서 서오 웃었었어. 정말 처음부터 홈스테이 가족이 될 운명이었던 것 같아’라고 했었다. 정말 우린 그때부터 운명이고 인연이었는지 모른다. 우리의 엄마 ‘매띠안’과 아빠 ‘포 우웬’은 정말 좋은 분들이다. 특히 송별회 때의 이야기는 정말 충격이고 감동이었다. 아빠가 고소공포증이 있고 옛날에 2층 계단에서 구르셔서 10년 동안 2층에 오지 않으셨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한테 잘 보이시려고 10년만에 처음으로 2층에 오신 거라고 했다. 잘 보여야 하는 건 오히려 얹혀살고 얻어먹는 우리인데 말이다.
다리가 안 좋으셔서 약도 달여 드시고 휠체어도 타시는데 걸으실 수는 있지만 2층까지 오시다니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 우리는 그저 아무생각 없이 ‘어, 할아버지도 오셨네?’ 했는데 말이다. 엄마에게도 죄송한 일이 있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아직 요리를 하고 계셔서 시간이 없다고 통역을 부탁하러 피요네에 갔었는데, 결국 피요네에서 먹게 되었다. 열심히 요리하고 있었는데 다른 집에서 먹다니 나라도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생선 구운 것까지 피요네로 들고와주시고 우리가 다 먹을 때가지 옆에서 기다려 주셨다. 죄송하다고 말은 했지만 정식으로는 죄송하다고 못해서 너무 죄송하고 아쉽다. 송별회 날에는 발표를 할까말까 고민하다 용기를 내서 발표를 했었는데 그러기를 정말 잘했다. 덕분에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달 할 수 있었다. 엄마도 이야기 하실 때 서로 처음 만나서 무서웠지만 잘 돼서 다행이라고 하셨다. 엄마도 발표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마을살이는 4일 뿐이었지만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생각을 했다. 고쌤이 새롭게 생각하라고 하실 때는 ‘나도 고정관념이 생겨버린건가’ 아쉽기도 하고 여러가지 체험을 할 때는 재미있었다. 한국어를 가르친 건 뿌듯하고 홈스테이 가족과는 진자 가족이 된 것 같아 좋고 감동적이었다. ‘엄’과 ‘어스’, ‘아이’ 같은 마을 아이들도 너무 귀여웠고 같이 공정여행온 친구들도 모두 정말 좋았다. 엄마, 아빠가 선물을 너무 많이 주셔서 우리가 드린 건 너무 초라하고 적어 보였다. 주신 것 중 용돈은 에어포트 플라자에서 잃어버려서 정말 너무 아쉽고 죄송하다. 락쌤 말처럼 마음 속에서라도 주신 20바트와 편지를 오래오래 간직할 것이다. 피요, 피톤, 피페, 피파이, 피락, 고쌤 선생님들게도 너무 감사하다.
1년 후든, 타임캡슐을 열 3년 후든, 언제든 나꽈우끼우 마을에는 꼭 다시 오고 싶다. 아니, 올 것이다. 그 때까지 엄마, 아빠와 마을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지금처럼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나꽈우끼우 마을에서의 마을살이는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