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날 더 좋아해줄까, 덜 두려워할까' 하나하나 신경 쓰며 생각해보는 게 너무 신기했고 점점 아이들의 관심을 얻을수록 웃음 지어지는 내 자신이 웃겼다.
- 라오스 여행학교 참가자 정*영
2017년 1월 7일 토요일
SaeLao의 마지막 날이었다. 어제 만난 아이들과 간다는 마지막이라는 인사도 못한 채 see you tomorrow 하고 소리치는 아이들에게 그냥 끄덕이며 웃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오늘은 마을 근처의 아이들과 놀아주며 대화가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고, 기쁨을 나누고, 웃음을 공유했다. 처음에는 쭈뼛쭈뼛 손도 제대로 못 흔들어주던 아이들이 헤어질 때는 손도 먼저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날 더 좋아해줄까, 덜 두려워할까' 하나하나 신경 쓰며 생각해보는 게 너무 신기했고 점점 아이들의 관심을 얻을수록 웃음 지어지는 내 자신이 웃겼다. 여러 행복한 기억 중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따뜻한 추억이었다. 아이들도 일상을 잘 보내다가 뜬금없이 한 번 떠오르는 그 정도의 추억 정도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2017년 1월 8일 일요일
난생 처음 카야킹을 탔다. 크루즈나 배는 타보았지만 직접 노를 저으며 보트를 몰아보는 건 새로웠다. 그리고 카야킹을 하면서 공정여행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노를 저어야 좀 더 앞으로 가까이 갈 수 있고, 내가 트는 방향대로 길이 달라지고 내 위치가 바뀐다.
나는 가이드와 함께 보트를 탔는데 그분은 영어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나와의 대화를 통해 영어 실력이 향상되길 기대하셨다. 몽족이기 때문에 라오스에서 겪는 어려움을 잠깐 들었고, 그렇게 때문에 영어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말씀을 하셨다. 보트 타는 손님 한 명이라도 붙잡아 말 걸고 귀찮게 구는 그 욕심과 열정이 너무 보기 좋아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카야킹을 하면서 본 라오스는 더 예뻤다.
2017년 1월 9일 월요일
여행사에서 짜 놓은 정확한 스케줄도 아니고, 인솔자의 결정에 따른 여행코스도 아닌 내가 원하는 곳을 여행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오늘 주어졌다.
라오스 국립 대학생 3분과 함께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 조별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끔 했다. 다 같이 간 곳 부다파크에서는 쟌니 언니의 설명을 들었다. 지옥은 사람들이 죄를 짓는 게 쉬운 만큼 들어가기도 쉽다고 했고, 반대로 천국은 정말 노력해야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곳의 천국 또한 들어가지 못하는 구조로 되어있다고 했다. 되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후에는 맛있는 밥을 먹고 조별로 시내투어를 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을 때 박물관이나 사원보다 시내에 있는 풍경, 거리, 시장 등을 구경하는 게 훨씬 볼 것도 많고 의미 있다고 해서 주로 상가나 거리를 돌아다니며 시내 구경을 원없이 했다. 빠푸싸이라는 탑에 올라가 그 꼭대기에 ‘공감만세 LAOS –2017,1.9-’ 라는 글귀를 적고 오는데 마음이 뭉클했고 떠나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이번 여행은 그 무엇보다 의미 있었고 따뜻했다. 다시 라오스에 오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이제 나는 떠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