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인문학 여행학교]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던 여행
글_손재형/ 사진_공감만세
<2016.1.14.> 맑음
•사진 찍음 •언어 못 알아들음 •새로운 걸 알아감 •비행기에서 오랫동안 앉아있음
•남자애들, 룸메이트 •앞으로 여행에 대한 기대
어젯밤에 2주 동안 여행 간다고 막 짐을 싸고 준비해서 인지 밤늦게 친구하고 문자를 해선지 7시에 일어나서 10시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잠이 왔다. 이번에 해외여행을 가는 게 처음이어서 출국 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타고 기내식을 하는 것 모두가 새롭고 신기했다. 비행기가 이륙했을 때는 뜬다는 생각에 스릴감이 느껴졌다. 비행기에서 12시가 빨리 갈 줄 알았는데 1,2시간 정도 지나니까 잠이 오고 지루해졌다. 영화보고 음악 듣고 가끔씩 잠을 자고 나니 체코 공항에 도착했다. 체코 공항에 도착한 첫 느낌은 졸렸다는 거다. 그래서 독일 드레스덴으로 이동하는 내내 잠만 잤다. 중간중간에 비행기에서 본 풍경 사진들을 찍기도 하고 숙소에 도착해서 야경 사진을 감상하기도 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남자애들이 모르는 애들이어서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그래도 가끔씩 얘기도 하고, 같이 다니면서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 애들이 다 좋은 애들이어서 앞으로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룸메이트하고 어색해서 걱정을 좀 했는데 말을 걸고 하면서 어색한 게 조금은 풀리지 않았나 한다. 현지에 도착해서 먹은 음식은 새로웠다. 케밥인 것 같은데 크기도 크고 더 맛있었다. 잠은 한 12시쯤 잤는데 하루 종일 졸렸던 것 같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여행이 기대되고 새로운 자극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다.
<2016.1.15.> 구름조금, 비 옴
•많이 걸음.. •새로운 걸 봄 •음식 먹음 •졸리다.. 졸려... •졸림...
둘째 날이다. 자는 내내 세 번이나 깨서 그런지 개운하지가 않다. 7시쯤 숙소에서 내려와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서의 첫 느낌은 새로웠던 것 같다. 가끔씩 돈을 모아서 친구들하고 뷔페에 간 적이 있는데 여기 호텔 뷔페는 양도 훨씬 많고 종류도 많아 보였다. 처음에는 고기하고 치즈를 먹어 봤는데 조금 짰다. 그래서 음료수를 먹고 코코아도 한 잔 마셨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DM으로 갔다. DM은 한국의 다이소(?) 같은 곳이었는데 생활필수품을 많이 팔았다. 그래서 쌤이 추천해주신 핸드크림, 편지지 같은 걸 샀다. 그리고 잠깐 숙소에 돌아왔다가 다시 모여서 드레스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거리를 돌아보니 많은 것이 새로웠다. 주변에 있는 건물이라든지, 풍경 등이 그랬다. 신호등도 그랬는데 그런 독일의 모습을 보니 독일 시내는 깨끗하고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쓴 것 같았다.
그리고 프라우엔 교회라는 곳을 봤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때 폭격되었다가 다시 복원되었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 복원되었다고는 해도 중세 시대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좋았다. 문제는 졸리다는 거였다. 숙소에 나와서부터 졸음이 왔다.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선가..
점심으로는 아기 돼지를 구운 독일의 전통 족발(?)을 먹었다. 크기가 엄청 크고 맛도 있었다. 그 뒤로 다리를 건너서 주변을 구경하기도 하고, 잠깐 숙소에 들렀다가 저녁 야경을 보기 위해 4시 30분 즈음 다시 나왔다. 숙소에 들어가 있는 동안은 계속 잤는데 숙소에서 나오니까 여전히 졸렸다. 그래서 야경을 보러 다리를 걸을 대도 비몽사몽했다. 다리를 건널 때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한 무리의 까마귀가 날아들었다. 그렇게 많은 무리의 까마귀는 난생처음 봤다. 드레스덴의 야경을 보았다. 야경의 모습이 강과 중세 시대의 건물 풍경들이 어우러져서인지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처럼 보였다. 그리고 저녁으로 피자를 먹고 숙소에 돌아와서 씻고 바로 잠에 들었다.
<2016.1.16.> 구름조금
•독일 신호등 •빌헬름 카이저교회 •새로운 곳 •기념품 샵 •버스로 이동 •베를린 장벽
오늘은 밤에 두 번 정도 잠에서 깼다. 그래도 상태가 가장 양호한 게, 전날과는 다르게 일어났을 때 졸리지 않았다는 거다. 7시에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나서 짐을 싸고 10시 즈음 베를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타는 내내 봤던 주변 풍경이 한국과는 달랐다. 버스 양면에는 주로 논, 밭, 풀밭, 나무가 장황하게 펼쳐져 있었다. 베를린으로 가는 중간에 잠깐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에서 남자애들이 화장실을 들르는 걸 봤는데 가격이 0.7센트였다. 한국 돈으로는 400원 정도 비싼 가격이다. 휴게소에서는 친구에게 줄 열쇠고리를 하나 샀다. 호랑이 모양의 고리인데 귀엽게 생겼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서 베를린에 도착했다. 처음 들른 장소는 빌헬름 카이저 교회였다. 빌헬름 1세를 위해 지었다는데 큰 건물로 짓고 건축 내부를 박물관처럼 꾸며놓고 입장할 수 있게 해놓았다. 박물관에 들어가서는 계속 사진만 찍었던 것 같다. 천장에 있는 그림이 신기했는데 성경에 나오는 장면을 그려놓은 것 같았다.
거기서도 역시 기념품을 사고 20분 정도 버스로 이동하다가 내려서 소시지에 케첩을 뿌려놓은(?)듯한 음식을 먹고 기념품점에 갔다. 기념품점은 독일 특유의 신호등 로고를 기념품으로 파는 곳이었다. 기념품점에는 펜, 옷, 가방 등 종류가 다양했다. 난 거기서 펜, 가방, 스티커를 샀다. 이번에 산 것까지 해서 여행 와서 쓴 돈을 다 합치면 50유로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고 나서는 베를린 장벽으로 이동해서 장벽에 그려진 그림을 구경했다. 장벽에 있는 그림들이 모두 하나같이 특이했는데, 그중에서 화려한 색채를 칠하고 나라 이름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그 후에는 숙소에 와서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9시 30분에 다시 모였다. 애들이 모인 후에는 마음의 소리 시간을 갖는 대신 자기 자신을 소개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걸로 여행에 가는 사람들이 친해졌으면 좋겠다.
<2016.1.17.> 구름 조금, 바람
•많이 걸음 •유대인 박물관 •페르가온 박물관 •베를린 시내 곳곳 •베를린 장벽 •조금 졸림...
오늘도 역시 7시 30분 정도에 아침을 먹고 버스로 이동했다.
버스를 처음 도착한 장소는 찰스 장벽이었다. 세 번째 포인트 지역으로 베를린 장벽의 일부 모습과 함께 검문소를 볼 수 있었다. 거기서 베를린 장벽에서 부서져 나온 돌멩이를 사고 다음 장소로 향했다. 다음 장소는 유대인 장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러 갔다.
오늘은 새로운 선생님이 오셔서 베를린 도시 곳곳과 들르는 장소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베를린에 사시는 분이셔서 그런지 많은 곳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계셨고, 설명이 알찼던 것 같다. 그 선생님을 따라 동독과 서독으로 분리되었던 장벽을 따라 걸었다. 베를린 장벽 쪽에서 기억에 남는 건 장벽을 넘다가 죽은 희생자들이다. 동독을 벗어나 자유를 찾으려고 한 사람들의 죽음이 안타까웠다. 희생자들 중에는 어린아이도 있었는데 공을 주우려다가 강에 뛰어들었는데 그곳이 한국의 비무장지대 같은 곳이어서 사람들이 구해주지 못하고 방관 속에 죽어간 게 특히 더 그랬다.
점심으로는 레스토랑에서 4가지 풀코스 요리로 식사를 했는데 거기서 스파게티가 특히 맛있었던 것 같다. 유대인 박물관은 유대인의 아픔을 잘 담아낸 박물관이었다. 박물관의 건물 모습이나 기하학적인 길 구조, 밟게 되는 톱니바퀴를 상징적으로 잘 표현했다. 다만 볼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아쉬웠다. 이런 곳은 2시간 정도는 줘야 다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는 페르가온 박물관에 갔다. 이 박물관이 독일 베를린의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로 다양한 유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이 박물관이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난생처음 보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유물들의 질이나 가치가 높았고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하루 일정을 마치고 오랜만에 한식을 먹고 숙소에 돌아왔다. 오늘 역시 힘든 하루다.
<2016.1.18.> 구름 조금
•홈볼트 대학 •브란덴부르크 문 •자유식 •야간열차 •독일 국회의사당 •피곤한...
오늘은 야간열차를 타는 날이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야간열차를 타게 될 중앙역으로 갔다. 버스는 2층 버스를 탔는데 처음 타봐서 그런지 좀 낯설었다. 2층에서 보이는 풍경이라든가 하는 게 그랬던 것 같다. 역에 도착해서는 간단하게 역 주변을 둘러본 뒤, 독일 국회의사당에 갔다. 독일 국회의사당은 통으로 된 형태의 신식 건물이었다. 국회의상당 곳곳에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부분들이 보였고 내부 역시 유리로 되어있었다. 4층으로 가보니 원형 계단 형태로 올라가는 도중에 창문 통으로 독일의 도시 풍경을 엿볼 수 있었다. 그 풍경이 참 아름다웠고 동화 속에 한 장면 같았다.
브란덴부르크 문에 가서 20분 정도 걷고 홈볼트 대학에 도착했다. 홈볼트 대학교는 19세기에 세워졌고 40명의 노벨상을 받은 사람을 배출했다고 한다. 오늘은 자유식이었다. 그래서 점심으로 파스타와 피자를 먹고 자유시간에는 홈볼트 대학에 있는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에도 볼거리가 많았는데 여러 초상화와 중세 시대의 갑옷, 조각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후에는 다시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돌아와 중앙역으로 와서 잠깐 자유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2,3개 정도의 학용품을 사고 간식거리로는 젤리를 샀다. 6시가 조금 넘어서 야간열차를 탔다. 야간열차를 탄 게 처음이어서 처음엔 낯설었는데 타고나니깐 익숙해졌다. 아쉬운 게 있다면 잠자리가 너무 좁았다는 거다. 자리가 불편하긴 했지만 졸음이 와서 7시가 조금 넘어서 바로 잤던 것 같다.
<2016.1.19.> 맑음
•예술품 •식사 •벨베데레 궁전 •아침부터 졸림 •훈데르트 바서 •새 숙소
야간열차에서 5번 정도는 깨서 그런지 아침부터 피곤하다. 7시쯤 열차에서 내려서 새로 쓰게 될 숙소에 갔다. 숙소에 있는 동안 1시간 정도 자고 나서 벨베데레 궁전에 갔다.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만 제국의 침입으로부터 빈을 구해낸 장군에게 선물로 준 궁전이라고 한다. 이곳은 2층에서 0층까지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2층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기억에 남는 건 여러 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나폴레옹의 그림이다. 가끔씩 책에서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웅장한 느낌이 들었고 당시 나폴레옹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았다. 이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인 클림트의 <키스>그림도 멋졌다. 클림트의 다른 작품들도 그랬는데, 나무나 풀 같은 자연물들을 특이하게 표현해 놓았다.
그러고 나서 점심으로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스테이크도 먹고 디저트로 케이크도 먹었으니 말이다. 그다음으로 향한 곳은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다. 여기는 훈데르트 바서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건물을 지은 곳이다. 실제로 색깔과 모양이 다양해서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선 기념우표, 모자 등 기념품을 좀 많이 샀다. 그 후에는 버스와 지하철로 이동해서 새 숙소로 돌아왔다. 마음의 소리도 일찍 끝났고, 시간도 좀 이르다 오늘은 일찍 잘 수 있을 것 같다.
<2016.1.20.> 바람
•지하철 •슈니치 •궁전 정원 •쇤브룬 궁전 •슈테판 성당 •좀 졸림..
빈에서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은 모닝콜과 함께 시작되었고, 아침으로 유스호스텔 뷔페식을 먹었다. 오늘은 9시 20분에 모여서 슈테판 성당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좀 걸어서 처음 도착한 곳은 시민공원이었다. 시민공원에는 여러 가지 동상들이 보였고 나무와 연못이 보였다. 연못에는 오리들이 모여 있었는데 빙판 위에서 미끄러지는 오리들이 귀여웠다.
다음 장소는 슈테판 성당이었다. 그곳은 건물 규모가 무척 크고 내부 역시 여러 회화와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슈테판 성당에는 두 개의 첨탑이 있었는데 재질이나 높이가 좀 달랐다. 성당 내부는 상당히 화려했고 특히 조각품들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의 메뉴는 자유식이다. 그래서 잠깐 기념품점에 들려서 오르골 2개를 사고 중국식 뷔페(?)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음식이 너무 짜거나 달거나 해서 입맛에 맞지 않는 감이 있었지만 가격에 비해 괜찮았던 식사였다.
1시 30분에 모여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쇤부른 궁전으로 갔다. 이곳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아름다운 성’이라는 뜻이다. 쇤부른 궁전에서 놀랐던 건 한국어가 쓰여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한국어 MP3을 들으면서 왕실 하나하나를 들어갔다. MP3을 들으면서 황제가 5시부터 일과가 시작된다느니,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본다느니 하는 등의 황제의 생활을 들어보니 황제라고 해서 꼭 좋은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황제인데 너무 각박하지 않나 싶었다. 궁실 곳곳에서 황제 가족들의 초상화나 샹들리에를 볼 수 있었다. 이런 건물은 지금 봐도 화려한데 그 당시에는 이런 걸 보고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쇤부른 궁전을 관람하고 나서는 뒤쪽에 있는 정원을 구경했다.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해서 힘들었지만 다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 후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서 저녁으로 슈니치를 먹었다. 슈니치는 음식이 좀 특이했고, 음... 비주얼이 끝내줬다. 숙소에 들어가서 자는 일만 남았다. 그럼 끝!
<2016.1.21.> 비 옴
•한식 •사운드 오브 뮤직 •할슈타트 •저녁식사 •왈츠... •버스로 이동
오늘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발해 할슈타트에 잠깐 들렸다가 모차르트의 고향이라는 잘츠카이구프로 간다. 가는 길이 멀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 한다. 9시까지 아침 먹고 짐 챙기고 나오는 거였는데 기념품을 너무 많이 사서인지 캐리어에 짐을 억지로 집어넣느라 좀 힘들었다. 처음 간 곳은 왈츠를 배우는 곳이었다. 여행 오기 전에 이런 걸 설마 하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왈츠를 배우는 장소에 오게 됐다. 왈츠를 직접 해보니 스텝도 어렵지 않고 발 동작만 신경 쓰면 돼서 괜찮았던 것 같다. 왈츠를 나중에 쓰게 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왈츠를 배운 뒤에는 오랜만에 한식을 먹었다. 메뉴로는 육개장이 나와서 한국에서 먹었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식을 먹고 나서는 버스로 2시간 정도 이동하고 잠깐 휴게소에 들른 뒤, 4시 정도에 할슈타트에 도착했다. 할슈타트는 과거에 소금광산이 있었던 곳으로 번역을 누렸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는데, 특유의 집이라든가 강과 눈 덮인 산들이 어우러져 그랬던 것 같다. 마침 아침에 눈이 와서 그런지 더 멋졌다. 자유시간을 가졌을 때는 버스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면서 내내 셔터만 눌렀던 기억이 난다. 중간에 기념품점에 들려서 우표와 스노볼을 사기도 했다.
5시쯤 저녁을 먹으러 가서 6시 정도에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였는데, 맛있게 먹었다. 다 먹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고 마음의 소리 시간을 가지고 나니 잠이 온다. 짐 정리하고 자야겠다.
<2016.1.22.> 바람
•길겐 마을 •미라벨 정원 •게트라이데 거리 •모차르트 초콜릿, 기념품..^^
•많이 걸음... •호엔 잘츠부르크 성
오늘은 9일째 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고등학교 배정 문자를 받았다. 여행 중에 고등학교 결과라니.. 더군다나 원하는 학교도 가지 못했다. 운이 나쁜가 보다. 배정된 학교가 나쁘진 않지만, 아침을 먹고 9시쯤 간 곳은 모차르트의 외가가 있었다는 길겐 마을이다. 길겐 마을은 산맥과 강줄기, 눈 덮인 집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었다. 여기에서는 사진을 찍고 놀이터에서 놀았다. 한국에서는 놀이터가 유치해서 가지 않지만 이곳 놀이터는 신기하고 재밌는 것들이 많아 재밌었다. 한 가지 짜증나는 거라면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양말이 젖었다는 거다. 길겐 마을에 잠깐 들르고 나선 미라벨 정원으로 갔다. 이곳은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지었다고 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장소이기도 하고 페가수스 상이 돋보였다. 아쉬운 거라면 눈이 쌓여서 미라벨 정원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거다.
그 뒤 점심 식사는 자유식이었는데 레스토랑에 가서 스파게티와 피자를 먹었다. 1시 30분에 모여서 모차르트의 생가를 보고 게트라이데 거리로 들어갔다. 이 거리에서는 여러 가지 특이한 간판들을 볼 수 있었다. 그 후 산 높이 있는 호엔 잘츠부르크 성에 올라갔다. 이 성은 11세기 즈음에도 지어진 성으로 한 번도 점령된 적이 없어서 그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여기는 산에 있는 성벽이라 그런지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성에 있는 전망대에서 본 마을의 풍경은 정말 멋졌다. 성 내부에서 본 것 중엔 마리오네트가 기억에 남는다. 3시가 넘어서 산을 내려온 후 게트라이데 거리를 돌아볼 시간을 가졌다.
자유시간을 얻자마자 간 곳은 재래시장이었다. 거기서 친구들에게 줄 모차르트 초콜릿을 사고, 주변 거리를 걸으며(길을 헤매기도 했지만..) 상점들을 구경했다. 그러다가 5시가 조금 넘어서 레스토랑에서 근사하게 저녁을 먹었다. 숙소에 돌아온 후 마음의 소리 시간을 가지고 밖에 돌아오니 좀 피곤하다 너무 많이 걸었나 보다.
<2016.1.23.>
•망토 다리 •아마데우스 •눈이 많이 내린다... •체스키 크롬로프 •한식 •하루종일 버스 탐
오늘은 오스트리아 잘츠카이구트에서 체코 프라하로 이동하는 날이고 여행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7시쯤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기념품 때문에 미어터진 가방을 정리하고 8시 50분에 전용차량을 타고 프라하로 출발했다. 중간에 체스키 크롬로프라는 곳을 들르는데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일생을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를 봤다. 이 영화는 실제 모차르트의 삶을 (허구나 과장도 있었지만)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게 인상 깊었고, 줄거리의 짜임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부각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의 삶이 더 비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밖에선 눈이 엄청 많이 내려서 예상시간보다 늦게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했다. 그래서 원래는 성을 오르고 나서 점심을 먹는 걸 도착하자마자 바로 점심 식사를 했다. 점심 식사를 했던 곳은 밤에 눈이 와서 그런지 아늑한 느낌이 들었고 내부 장식 역시 분위기 있었던 것 같다. 점심 식사를 한 후에는 주변 거리를 거닐면서 망토 다리로 갔다. 망토 다리 아래로 흐르는 강에는 오리 같은 새들이 많이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눈이 많이 와서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구경을 많이 못하고 눈 때문에 체스키 크롬로프의 집이나 강 풍경이 그렇게 멋지지는 않았다는 거다. 눈이 쌓여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 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 까지는 계속 버스로 이동했다. 중간에 책을 읽거나 자기도 하고 휴게소에 들러서 쉬기도 하고, 시간이 남아서 쇼핑점에 가기도 했다. 쇼핑점에서는 물가가 싸서 좋기는 했는데 유로는 지폐만 받아서 계산할 때 애를 좀 먹었던 것 같다. 저녁으로는 한식을 먹었다. 그래도 이번 한식은 한국 음식 맛이 그래도 제일 많이 생각났던 것 같다. 그 후 새로운 숙소에 와서 짐을 풀고 마음 나누기 시간을 가지고 잠자리에 들었다.
<2016.1.24.> 맑음
•프라하 성 •유럽에서의 마지막 밤 •바츨라프 광장 •프라하 야경
•많이 걸음... •마지막 마음 나누기-소개하기-
여행을 하면서 한 도시를 거칠 때 이틀을 머무른다면 하루는 버스로 이동하고 다음날은 하루 종일 걷는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숙소는 프라하가 가장 넓고 좋다. 아침에 나와서 보니 식사도 괜찮았던 것 같다. 오늘은 유럽에서 머무르는 거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도 있긴 하지만, 사실상 직접 발로 걷고 보고 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다.
숙소에서는 10시쯤 출발해서 지하철로 이동해 바츨라프 광장으로 갔다. 이 광장에는 한국의 이순신, 세종대왕처럼 유명한 인물의 동상을 모셔놓고 있었다. 이곳은 바츨라프의 동상이 놓여있기도 하지만, 프라하의 봄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프라하의 봄 사건으로 점령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는데 그 사건으로 분신자살한 두 사람의 추모비도 세워져 있었다. 죽은 나이를 보니 21, 19살의 젊은 나이여서 놀랐다. 바츨라프 광장에서 뒤쪽에 있는 하벨 시장으로 가서 자유시간을 가졌다. 하벨 시장에는 특이한 물건들이 많았다. 손뼉 치면 소리 나는 인형도 있고, 여러 잡동사니 등 다양한 물건들이 많았다. 그래서 하모니카와 새총을 샀다. 점심으로는 길거리 음식을 먹었고, 남은 시간 동안은 애들 뒤를 따라다니면서 유리공예품을 구경했다.
1시 30분에 모인 후에는 카를교로 이동했다. 이 곳은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 다리로 카를 4세 때 건설되었다고 한다. 이 곳 풍경 역시 멋졌다. 갈매기, 오리, 비둘기, 백조··· 새들도 많았다. 다시 지하철로 이동해서 프라하 성에 갔다. 체코에서 가장 큰 성답게 웅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내려오면서 보는 프라하 도시 풍경이란.. 정말 장관이었다. 이후에 몇 가지 뷰포인트에서 사진 찍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곳 풍경 역시 멋졌다. 저녁식사도 맛있게 먹고, 마지막으로 마음 나누기 시간에 여행이나 나에 대하여 소개하는 것도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의 마지막 밤이 간다. 아쉽기도 하고 한국이 그립기도 한다.
<2016.1.25.> 맑음
•동유럽 인문학 여행을 마치며..
오늘은 하벨 시장에서 간단하게 쇼핑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 버스로 이동해서 공항으로 간다고 한다. 그러고 나면 한국에 도착하겠지. 사실상 아침에 쓰는 거라 일정 위주로 쓰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 겪었던 여행 얘기를 써보려고 한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수기나 책을 읽어보면 뭔가를 얻거나 바뀌는 게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유럽에서의 생활 하나하나가 새로운 자극이 되어주고 “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멋진 풍경도 많이 봤지만 새롭게 얻은 게 너무 많아서인지 생각이 잘 정리가 안 되고 무엇보다 집이 그립고 한국에서의 생활이 그립고 친구들이 그립다. 어쩌면 친구들 기념품을 많이 산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다.
일단 이번 해외여행은 내 첫 해외여행이다. 이번 여행을 가기 전에는 여행에 나오는 장소를 좀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유럽사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기본적인 독일어를 공부하기도 했지만, 여행 전에는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것만 알았지 실제 가게 될 장소에 대해서는 그저 막연한 생각만 했는데 직접 가서 보니까 사진으로 보던 이미지와는 달리 훨씬 멋졌고 새로운 걸 얻는 느낌이 들었다. 여행은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 봤는데 직접 여행해보니 정말 힘들었다. 문화 유적지를 가기 위해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그 나라의 언어(영어를 써주지만)를 몰라서 쇼핑할 때 필요 없는 물건을 사서 계산할 때 빼달라는 얘기를 해야 될 때 머릿속에 든 게 없어지면서 아무 말도 못했던 게 생각난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차가 적응이었다. 다른 애들은 며칠 지나면 다 적응하던데 나는 한 일주일쯤 지나서야 밤에 잠을 깨지 않고 잘 수 있었다. 그래도 얻거나 변화한 건 있다. 먼저 세계가 넓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직접 걸어보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비행기를 타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외국인도 많이 보고 한국에서는 겪지 못할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확실히 체험할 수 있었다. 어느 것을 얼마큼 아느냐에 따라 보이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는 것 같다. 벨베데레 궁전에 있던 미술품들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그냥 멍하니 그림만 구경했는데 반해 모차르트의 생애나 일대기를 책으로 읽고 잘츠카머구트에 갔을 때는 보이는 점도 달랐고 느낌도 새로웠다.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할슈타트였다. 눈 덮인 마을과 강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독일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도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너무 빠른 게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독일이 베를린 한복판에 유대인 박물관을 세워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것처럼 우리도 베트남 파병 때 베트남에 살던 사람들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사과해야 한다는 것, 독일의 첫 이미지는 거리가 깨끗하다는 것이고, 직접 걸으면서 느낀 건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사람들이라는 거다.
선생님이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중에서 진보와 보수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진보와 보수로 나눠져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양쪽의 의견과 이유를 들어보면 그럴듯하게 들린다. 생각해보면 양쪽 다 맞는 얘기다. 그래서 양쪽의 의견을 수용해서 조화롭게 결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여행이 막 끝나가는 참이라 여행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생각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아쉽다. 나중에 여행 갈 때 이번에 갔던 여행에서의 경험을 살려야겠다. 기회가 되면 앞으로 있을 공정여행에 참가하고 싶다. 아, 잊고 있었는데 같이 갔던 친구들아, 누나들 여행하는 동안 함께 해서 즐거웠어. 많이 웃고 여행이 한층 더 재밌었어! 그리고 마음 나누기 준비해주시고 여행 이끌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려요!
2016년 1월 동유럽 인문학 여행학교 참가자 수기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