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서유럽 인문학 여행학교]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느낄수 있었던 최고의 시간

  • 공감만세
  •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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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서유럽 인문학 여행학교

2020-01-20 ~ 2020-01-31

[서유럽 인문학 여행학교]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느낄수 있었던 최고의 시간

글_우예인/ 사진_공감만세

 

가족들 없이 혼자 출발해서 모르는 친구들과 지내야 한다니, 걱정도 태산이었지만 설렘도 배가 되었던 여행. 부산에서 인천공항까지 가기 위해 ktx까지 데려다주신 아빠와 잘 지내라는 악수를 하고 홀로 ktx에 올라탔다.

 

 

르부르 박물관과 에펠탑에 갈 때만 해도 파리에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르부르 박물관. 정말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느낀 장소였고 파리에서 최고의 시간이었다. 중세 그림이 생각보다 나에게 큰 호감을 줬다. 종교화밖에 없는 시시한 그림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잘 맞는 부분이 많았다. 튀어나올 것 같은 눈동자와 작가의 말을 대신하고 있는 표정, 부풀어 오른 천의 묘사, 또 그 속의 구조와 상징!

 

중세 시대 화가들이 구조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 위해 어떠한 상징을 불어넣고 세 시간 안에 모든 걸 그려내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손을 놀려야 하는 지금의 입시가 아닌 하나의 예술을 창조하는 모습을 상상하자니 절로 가슴이 뛰었다. 진정한 예술가들의 창조 품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행복은 액자의 앞에 서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유럽에 여행을 오면서 느낀 점 하나는, 이곳에 지내는 사람들처럼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점이다.

항상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앞으로 빨리 가라며 꾸짖고 채찍질하며 공부, 취업 등에 치이고 치이며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이곳의 사람들의 생각은 아주 다르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는 나 혼자서 여유를 가지고 싶다~라고 생각하는데서 그치면 안 될 것 같다. 사회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지금은 잘못된 것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나와 사회가 변하여 사람들이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될까?

 

 

르부르박물관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오르세 박물관은 더 기대가 되었다. 오르세 박물관은 기차역을 그대로 남겨 리모델링 한 곳이라 더 특이해 보였다. 왕궁을 박물관으로 만든 르부르박물관을 보고 왔더니 결코 소박한 곳이 아니었는데 약간 허전해 보였지만 깔끔한 곳이었고 무엇보다 르부르보다 구조가 덜 복잡해서 좋았다. 르부르보다 오르세에 내가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살던 그 당시에는 그림이 모호하고 말 그대로 인상만 준다며 놀림당하고 대접받지 못했지만 그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시대를 앞서나갔다. 어떻게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하고 싶은 일을 꿋꿋이 해낼 수 있었을까. 말 그대로 존경스럽다.

 

 

모자란 나이지만, 이번 여행에 와서 나 또한 나의 장점들을 조금씩 발견해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나이에 맞게 어른다워지는 우예인이 되기를 바란다.

 

어른이 되는 것! 지금은 무섭지만 축복받을 일이겠지.

모두가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의 여행에 대해 곱씹으며 모두가 모여 행복했다고 말하는 순간이 머지않아 곧 올 것이다. 그때의 나는 정말로 '어른'이 되어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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