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공정여행을 생각하며

  • 공감만세
  •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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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을 생각하며



- 안산 아이쿱생협 이사장 김길순

 

찌든 도시의 일상에서 너무도 탈출하고 싶은 시간을 보내며 과감히 공정여행 신청서를 냈다.
그동안의 여행과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와 설렘이 존재했다.


매장 이전이라는 고민 속에 허덕이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질 않아 터져버릴 것 같은 머리를
잠시 식히면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했다.


많이 더울 것이고 모기는 우리 몸을 부기에 시달리게 할 것이고 기후변화의 핵심에 있을 것이라는 
고두환 대표의 교육을 듣고 견디지 못할 것은 없다 하며 단단히 마음을 먹고,
평상시에 애용하지 않은 선크림과 모자, 선글라스까지 챙겼다.


그렇지만 예상이 빗나간 건지 내 운이 필리핀까지 작용한 건지 날씨는 쾌청했고 더위 또한 에어컨 없이도 잘 지낼 만큼 내겐 힘든 일이 아니었다. 뜨겁긴 했으나 불쾌하지 않은 신선한 바람이 있었고 찌든 아스팔트와 시멘트 건물대신 바나나나무와 코코넛인지 모를 열대의 수많은 나무들이 큰 키를 자랑하며 있어 더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우리 어릴 적 시골풍경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나 정겨운 시골 풍경, 거리, 상점들까지… 

적어도 필리핀의 실정과 안티케 마을의 실정을 듣기 전까지는 그저 정겨움만 가득했고 먹거리 또한 전혀 거부감 없이 잘 먹고 맘을 나누고 왔다.


필리핀 실정을 듣고 생각나는 것은 중간부분이 비어있는 정삼각형이 연상되었고 어느 영화인지 기억은 없지만 공중에 떠 있는 상류계급이 누리는

엄청난 에너지와 부에 상관없이 땅에 사는 하류계급들이 살아가는 춥고 배고픔, 오염에 시달리는 그 영화의 장면이 연상되었다.


그 영화가 현실에서의 필리핀 모습과 교차되는 부분은 나의 과장된 생각으로만 끝났으면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무역, 공정여행이 한줄기 희망으로 큰 빛을 발해야 한다.


공정무역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곤 했다. 그러나 이번 공정여행으로 모든 것을 결정했다.

공정무역은 땅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바탕이 되고,

공정여행은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기에 적극 지원하고 홍보하고 권장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얻고 돌아왔다.

 


공정여행에서 얻은 것은 사람이요,
버린 것은 기계에 대한 생각이다.
편리함 속에 사람은 사라지고 기계만이 남는다는 것.
공정한 분배는 분명 가능하다는 것을…….


그들의 미소,
그들의 마음,
그들의 온기가

아직도 내 추억이라는 기억 속에 깊숙이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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