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아이쿱 활동가 일본공정여행 #2 - 공정여행을 통해 세상을 보다

  • 공감만세
  • 2020-06-17
  • 1918
아이쿱 활동가 일본공정여행 #2 - 공정여행을 통해 세상을 보다


글l사진_박은주(아이쿱시민기자/ 평택오산iCOOP)
사진_일본공정여행팀
편집_용감한 마누라(아이쿱시민기자/ 울산iCOOP)


경제도시 오사카로 출발
 


공기 좋던 쿠마노를 떠나 찾아간 곳은 오사카 도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아시아 도서관이라는 곳이다.
​나팔꽃 덩쿨로 둘러싸인 건물이 인상적이다.
​낡은 책방 같은 이곳은 개인이 1981년 아시아의 문화를 서로 알리자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그 때부터 모은 도서는 50만권이 넘었다. 입구부터 책으로 쌓여 들어가기 만만치 않다.

 


미로 같은 곳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니 그 곳 또한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곳에서 푸근한 인상의 사무국장인 사카구치씨를 만났다.
​우리의 여행담당 '공감만세'와는 몇 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서 인지 급한 연락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이 작은 공간에서 무얼 할까 싶었지만 외국어공부, 악기, 공예등 다양한 공간 활용을 하고 있었다.
아시아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작은 공간에서 뜻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이 아이쿱의 활동가들 같아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 지역의 골목을 누벼본다.
​왠지 동네마저도 깨끗하고 정갈한 느낌이 일본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 밖에 걸어놓은 빨래가 정겹기도 하고 재미있다.
​재래시장도 잠시 들렸는데 너무나 깨끗하여 쇼핑몰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일본사람들이 개인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여행 중에 만난 일본인들은 왜 이리 정이 많은 지...

정이 느껴지는 이 여행이 참 좋다. 좋아.

 


바로 이동한 곳은 일본의 “오사카 팔”이라는 생협매장이다.
일본생협은 우리 생협과는 다르게 협동조합방식이지만 일반 마트와 같이 시중물건도 함께 팔고 있었다.

​지점장으로부터 매장소개를 잠시 받은 후, 매장을 둘러보며 쇼핑도 해본다.

 

 

오사카는 도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경제도시인 만큼 도시가 활기차 보인다.
​우리가 가려는 오사카성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도미 히데요시가 1583년에 지은 쌓은 성이다.
소실된 성을 복원하여 지금의 관광지로 남게 되었다.
​일본의 성은 그 높이가 상당히 높아 오래전에 지었음에도 높은 건축기술이 놀라왔다.

​오사카성 전망대에 오르니 오사카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마지막 여행지 교토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몰려와서 인지 아침식사는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문화의 도시 교토로 이동한다.
​도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염색공방 니시무라공방에서 자신만의 손수건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스텐실 기법과 비슷했지만 사용하는 붓과 염료등이 이곳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이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동한 금각사
금각사는 말 그대로 건물에 금박을 입힌 건물로 1397년 쇼균의 별장으로 지어졌지만 이 후 그의 아들은 불교사원으로 바꾸었다. 금각사는 반짝이는 건물로도 유명한데, 일본 정원문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사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대자연의 경관을 그대로 축소하여 작은 나로 상상해서 둘러보면 이끼는 들판이 되기도 하고 때론 높은 산등성이 같기도 하고 깊은 산 폭포 속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주기도 했다. 관광객이 많아 여유롭게 정원을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큰 것을 작고 디테일하게 만드는 장인정신은 놀라웠다.

​이제 일본을 조금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 집으로 향한다니 많이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다시 일본을 찾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여행을 대하는 자세
내가 좋아하는 오소희 작가가 여행에도 단계가 있다는 말을 했다.


1단계, 새로운 곳에 가서도 거울을 보듯 ‘나’만을 보는 것.
-1단계의 여행자는 불만이 많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고 잠자리가 불편하다.

2단계, 나를 떠나 ‘그곳’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한국에 없는 건축물에 전율하고 그림 앞에서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한다.

3단계, 그곳에 있는 것들과 ‘관계’를 맺는 것.
-먼저 말을 건다. 집주인이 아끼는 화초에 설명하기 시작하면 아예 철퍼덕 주저 않는다.

4단계, 내 것을 나누어 그곳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것.
-4단계 여행자는 행동한다. 지구와 자신이 연결되었다고 느낀다. 여행지에서 그곳에 필요한 것을 돕는다는 것이다.
자~ 난 어떤 여행자인가?

3, 4단계의 여행은 내가 외국어를 마스터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나에게 3단계의 경험을 선물해 주었다.

 


처음 비행기를 타면서 느꼈던 일본에 대한 생각은 나의 선입견에서 생긴 감정들이었고 여행을 통해 나는 그 선입견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어디든 진심이 통하면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이 여행이 내겐 더욱 특별했다. 일본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공정여행은 나에게 폭넓은 식견을 주었으며 선입견을 날려버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공정여행이라면 4단계의 여행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살짝 흥분되기도 한다.
나는 이제 공정여행을 권한다.


“자아~ 비싸다 비싸다 하지 말고 공정여행 한 번 가봐~”
“날이면 날마다 갈 수 있는 여행과는 비교가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