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행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달콤한 공생, 아이쿱 마스코바도 생산자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① -
공감만세 운영팀장 이형동
▲ 아이쿱 마스코바도 공정여행 양성가 과정 참가자들과 세계문화유산 코딜레라 계단식 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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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여행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는 아이쿱생협, 필리핀 파나이 공정무역센터(PFTC), 안티케 공정무역센터(AFTC)와 함께
필리핀 파나이섬 공정여행 진행을 위한 PFTC-AFTC 생산자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을 필리핀에서 진행했습니다.
본 글은 총 3단계로 구성된 본 양성과정중 1월 18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양성과정 1~2차 총 10강을 진행한
공감만세 이형동 팀장의 차시별 교육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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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여행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는 한국의 아이쿱생협(이하 아이쿱)과 함께
필리핀 중부 파나이섬 공정여행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파나이섬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지만 필리핀 현지에서는 광산자원과 함께
천연설탕 마스코바도, 양질의 망고와 바나나 생산지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덧붙여 휴식의 대명사, 보라키아섬이 바로 옆에 있기도 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아이쿱은 유럽등지로 공정무역품을 수출하던 'PFTC(Panay Fair Trade Center/파나이 공정무역센터)'와
마스코바도 설탕 공정무역에 대한 파트너쉽을 체결한 뒤,
파나이섬에 위치한 안티케주에 전용 마스코바도 설탕공장을 건설하였습니다.
▲ 커다란 굴뚝과 빨간 양철지붕이 인상적인 AFTC 마스코바도 설탕공장
이후 아이쿱은 PFTC와 함께 안티케 지역 마스코바도 설탕 생산자들을 조직하였고,
'AFTC(Antique Fair Trade Center/안티케 공정무역센터)'라는 이름의 생산자조직을 출범시켰고,
이들과 함께 안티케 지역의 농민(생산자)들의 소득수준향상 및
양질의 마스코바도 설탕을 한국의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 안티케 지역 농민의 대부분은 소작농이며, 이들의 주요 수입은 사탕수수와 쌀농장 소작입니다.)
그리고 아이쿱은 함께 공정무역을 통한 한국과 필리핀의 가난한 농민(생산자)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정여행이라는 또다른 방식을 활용해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건강한 교류와 나눔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정여행을 통해 생산자에게 정당한 비용의 댓가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
여행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고, 교류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적에서 시작된 공정여행 프로젝트일지라도,
갑작스러운 변화(다수의 한국인의 필리핀 생산지 방문)는
미처 변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농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었습니다.
평생을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마스코바도 설탕을 만들던 농민들에게
갑작스러운 외국인의 방문과 관광, 여행이라는 이름의 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부수적인 변화들(소득, 문화 등)을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AFTC 공장 정문에서 바라본 안티케시의 정경
UN을 비롯한 세계정부, 각국의 관광청, 거대 여행사들이 제시하는 통계를 보면
한 지역에 방문하는 여행자를 통해 관광지역의 경제는 활성화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농민에게 관광산업이 만들어준 새로운 일자리가 얼마만큼의 의미로 다가올까요?
▲ 위생적인 시설과 방법으로 마스코바도 설탕을 만들고 있는 AFTC 조합원.
모든 일에는 순서와 나름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지역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하지 않도록
지역고유의 삶의 방식과 문화에 맞추어 관광이 이루어진다면
지역주민의 삶이 존중받으면서도,
관광객과 여행자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관광을 통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고민에서 아이쿱 마스코바도 생산자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은 시작되었습니다.
시혜성을 가지고 소비자가 생산지를 한번 다녀갔다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생산자가 친구가 되고, 지역의 긍정적인 변화를 함께 이끌어내는 것.
공정무역과 공정여행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소비자는 물론이고 현지 농민(생산자)가 앞으로의 변화를 예상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양성과정은 가장 첫단계부터 차곡차곡 진행되었습니다.
▲ 마을탐방 프로그램을 위한 지역조사 중 방문한 안티케 공립초등학교에서 AFTC 조합원과 함께.
한 번의 사전현지답사와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세 달간의 업무협의 끝에 2014년 1월 18일,
아이쿱 마스코바도 생산자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이하 양성과정)가 시작되었습니다.
양성과정은 아래와 같이 3단계로 구성되었습니다.
① 교육전 기본적인 지역과 공정여행에 대한 이해를 위한 이론강의로 구성된 1단계.
② 실제 공감만세와 공정여행을 진행하고 있는 필리핀 단체 탐방이 이루어지는 2단계
③ 1~2단계를 바탕으로 지역에 적합한 공정여행 기획과 지역에 효과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3단계
이론과 실천단계인 1·2단계는 ‘14년 1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진행되었고,
실제 기획 및 준비단계인 3단계는 아이쿱 파나이섬 마스코바도 공정여행이 진행되기 2주전 시작하여
아이쿱 파나이섬 여행 1주일전 종료되는 일정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전체 강좌는 공감만세 실무자 1명, PFTC 관리자 1명과 직원 1명, AFTC 이사진 5명, 총 8명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양성과정은
공감만세 실무자가 총괄 및 공정여행과 관련된 교육 일부를 담당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통역과 실질적인 공정여행 디자인을 위한 기획은 PFTC가,
양성과정을 이수한 AFTC 이사진을 중심으로 파나이섬 공정여행에 적합한
세부 여행일정을 AFTC가 기획하는 것으로 서로간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PFTC는 파나이섬을 중심으로 지역의 농민, 여성, 도시빈민, (저임금)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던 필리핀 현지 비영리기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파니아섬 일로일로시 오톤에 위치한 PFTC 건물. 사진은 PFTC 1층 사무실.
이러한 오래된 조직의 역사로 인해 다양한 활동과 사업들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충분한 단체입니다.
AFTC의 경우 PFTC를 통한 역량강화를 바탕으로 마스코바도 공장을 중심으로 안티케 지역의 소작농 출신의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단위에서의 활동들을 펼치는 역량있는 단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이처럼 역사와 역량이 가득한 두 조직이었지만 전공분야가 아닌 ‘공정여행’은 선뜻 어떠한 모습이라고 떠올리거나
쉽게 그려지지 않는 모호한 어떤 것이었습니다.
모호함은 앞으로 진행될 공정여행이라는 또다른 활동에 대한 막연한 걱정으로 다가왔고,
PFTC와 AFTC에게는 또다른 과업이 추가된다는 부담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양성과정 1차시를 진행하기전 PFTC의 대표님, 매니저님들과 나눈 회의내내 가장 주된 내용은
‘공정여행을 통해 무엇이 변화할 것인가?’
‘공정여행을 진행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 가인가?’ 였습니다.
한시간동안 공정여행, 지역조직화, 수익구조, 상호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PFTC가 느끼는 앞으로의
공정여행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읽었던 것은 지나친 기우였을까요?
‘처음이기에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아이쿱의 파나이섬 공정여행을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가 최선을 다해 공정여행에 대해 학습하고,
몇 번의 실험들을 경험하면서 당장 정할 수 없는 과제들을 정의하고 풀어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회의말미에 이같은 의견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공감만세와 PFTC는
AFTC를 포함해 본 공정여행과 관련된 단체들간의 역할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내렸습니다.
한국에서의 사전교육과 여행준비 그리고 필리핀 공정여행간 통역과 여행자 관리는 공감만세가,
필리핀 현지에서의 일정관리와 업무협의 등의 사무는 PFTC,
여행자와 교류하고 실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것은 AFTC가 주축이 되어 수행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다소간의 부담을 느끼더라도 프로젝트 전체를 살피고,
전체를 이루는 부분들이 어떠한 과업과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정리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PFTC 관리자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긴 역사와 높은 역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간단한 회의정리 후 이번 양성과정의 일정들에 대한 간단한 모니터링을 마친 뒤,
PFTC 품질관리매니저(한국의 과장 또는 부장의 직급으로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마리오씨와 함께
양성과정 진행을 위해 AFTC가 있는 안티케 마스코바도 공장으로 떨리는 마음도 함께 싣고서 움직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