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필리핀 루손섬 여행학교 수기] 우리의 배려가 그들에겐 배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여행

  • 공감만세
  •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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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편견을 넘어 가슴 뛰는 필리핀, 루손섬 여행학교

2020-08-07 ~ 2020-08-19

글_김민하 / 사진_ 공감만세

 

 

 

Q. 나는 지금까지 어떤 여행자였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많이 다녔지만 항상 좋은 곳을 가고 놀기만 했는데 공정여행을 와보니까 내가 했던 여행이랑은 다른 것 같았다. 공정여행은 훨씬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 같다. 며칠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프랜차이즈를 한 번도 안 간 것 같고, 찰롯과 카일라랑 SNS 친구도 맺었다. 항상 밝은 얼굴로 인사해주는 주민들 덕분에 나도 먼저 인사를 하는 사람이 되었다. 물티슈를 거의 쓰지 않고 손수건을 써보기도 하고, 빨래도 직접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핸드폰 없이도 잘 지낼 수 있고, 한국 음식이 그립지만 현지 음식이 잘 맞는 것 같다. 이런 여행은 처음 해보는데 재밌다. 원래 같았으면 대화도 안 해봤을 현지 사람들과 친구도 되고, 좀 신기하고 재밌다. 앞으로 이런 여행을 더 하고 싶을 것 같다.

 

 

아침을 먹고 계단식 논으로 갔다. 길이 좀 위험했지만 다 무사히 갔다. 나는 발에 상처 때문에 못 들어가고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사진도 찍어 주고, 물도 주고 풍경도 봤다. 점심을 기다리면서 ‘봉사’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지에 적어봤는데 우리가 적은 것들은 일방적인 봉사였다. 우리가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들에겐 배려가 아닐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바타드 초등학교로 갔는데 어른들이 배구를 하고 있어서 초등학교에서는 못 놀고 아이들한테 풍선을 불어줬는데 엄청 좋아해서 기분이 좋았다. 고구마랑 토스트랑 핫초코를 줘서 먹고, 산장 뒤에 있는 뒤뜰로 가서 축제를 기다렸다. 이푸가오 전통 춤 공연도 보고 ‘뭄바키’ 할아버지가 기도도 해주셨다. 난 이제까지 ‘문박희’인줄 알아서 한국 이름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돼지 잡는 것도 보고 필리핀 게임도 같이 하면서 고기를 기다렸다. 고기는 진짜 맛있었다. 축제가 끝나고 산장으로 돌아와서 씻고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