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이유진/ 사진_공감만세
유럽에 도착하자마자 일정이 시작되었다. 짐만 맡기고 아침을 먹고 바로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갔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독일은 바로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고 덕분에 철학자의 길을 못 걸었다. 그래도 성은 가야했기에 밑으로 걸어갔다. 사진으로만 보던 건물들이 그 거리에 있었고 감탄밖에 안나왔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내가 그런 건물에 살게 될 때 까지는 어떤 건물을 보던 눈에 안 들어올 것 같다.
하이델베르크 성 마르크스 광장에서 거리를 걸으며 독일인이 된 것 같았다. 내 얼굴을 까먹을 정도였다. 바보짓 하는 독일인들도 보고 거리공연 하는 독일인들도 봤다. 우리를 신기하게 보는 독일인도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유럽에 와서 처음 보는 곳에서 실감이 안 났지만 적응은 잘했다.
프라이부르크는 멋있다. 우리가 처음 접하는 것들이 많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실용화 되었으면 하는 것들도 많았다. 내가 이런 환경에서 크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린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자라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독일은 좋은 기억이 많다.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좋아하는 것이 느껴졌고 자유롭고 여유롭고 멋있다. 물론 차별하는 기분도 들고 거리에 담배냄새도 많이 나서 힘들고 불쾌했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는 독일의 안 좋고 나쁜 점들을 뛰어넘을 만큼 정말 좋은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다음에 다시 오고 싶다 라는 생각보다는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파리는 처음부터 힘들었다. 독일과 다르게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누워버리고 싶었다. 특히 지하철이 최고였다. 파리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이건 무슨 사람한테 기를 다 빼간다. 큰 도시이고 이것저것 위험하다고 들은 내용들이 많아서 긴장한 탓도 있었지만 도가 지나칠 정도로 힘들었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걸어 다닐 때도 차들이나 사람들이나 신호도 잘 안지키고 너무 더워서 그때는 다 짜증났다.
그래서 자꾸 하이델베르크, 프라이부르크와 비교했다.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비교다. 선생님도 계속 말씀 하셨듯이 파리는 전세계인이 오는 큰 도시고 독일은 그들만의 작은 도시인데 그걸 비교하는 건 말도 안된다. 아무튼 파리의 빠듯한 일정들을 해내면서 시간은 엄청 빨리 갔다. 빨리빨리 많은 것을 하다보니 빠르게 지나가서 오히려 한 게 없는 것 같았는데 다시 하나하나 생각해보니 많은 곳을 봤고 많은 것들을 배웠고 많은 것을 경험했다.
조그만 것 하나까지 모두 추억이 되어서 묘하다. 나중에 유럽에서의 열흘을 떠올릴 때 행복할 것 같다. 여전히 두근거리고 여전히 떨릴 것 같다. 앞으로 어디를 여행하든 이번 여행이 기억날 것이다. 그만큼 나에겐 소중하고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많은 감정들을 느끼게 해줘서 이번 여행이 너무 고맙다.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