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21

  • 공감만세
  • 20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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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내 인생의 쉼표, 치앙마이 힐링여행

2017-01-01 ~ 2017-12-31

글_조이/ 사진_공감만세

 

2014.1.24(치앙마이 Old City로 나홀로 여행

 

혼자이고 싶었다준이가 아직 어려서 항상 옆에서 함께 해 줘야 했기에 태국에 와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누군가와 함께 해서 행복하고 즐거울 수도 있지만 때로는 혼자일 때 정말 행복한 순간이 있다그런 시간에 나에게 필요했다내 나라가 아닌 그 것도 낯선 도시에서아주 고요하게 나를 만나고 싶었다그래서 혼자만의 치앙마이 시내 여행을 떠났다치앙마이 시내 지도 한 장을 들고 썽태우를 타고 약간 긴장된 마음과 설레임을 안고 치앙마이 구도심으로 용감하게 나홀로 여행을 떠났다.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방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건기에 머무르는 동안 낮에만 많이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서 밤에는 이불을 두껍게 덮고 자야 한다낮에는 여름 옷아침 저녁으로는 봄가을 옷잠 잘때는 기모로 된 두터운 옷을 입고 자야하는 웃지 못할 재밌는 일이 겪어야 했다또한 치앙마이는 우리나라 도시에 비유하자면 부산과 같은 대도시이지만 과거의 전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주와 그 느낌이 비슷하다. 1296년 멩라이 왕이 세운 고대 란나왕국의 수도로 500년동안 번성하면서 태국 북부 지역을 통치하는 첫 번째 수도를 치앙라이에 두었으나 미얀마의 잦은 침공으로 인해 치앙마이로 수도를 옮겼었다고 한다이 때 태국 북부의 독특한 부족문화와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다한다.

가이드를 동행한 여행이 아니라서 갖고 갔던 론리플래닛’ 책자와 인터넷을 검색해서 대충 읽어 보고 여행을 시작했다.

외곽에서 내려서 천천히 Old City쪽으로 걷는데 오래된 건물들과 소박한 가게들이 보인다.

세밀하게 길안내가 되어있는 지도라서 지형지물을 찾기가 쉬웠으며치앙마이 구도심(Old Town)은 사각형으로 된 옛 성벽으로 되어 있어 타페 게이트(Thapae Gate)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 갈 때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뒷걸음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타패와 해자로 둘러싸여 있는 구시가지 안쪽으로는 불교사원과 역사적인 건물이 여기저기에 많이 산재해 있는데 불교사원만 1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세계에서 온 모든 여행자들은 이 곳 타페 게이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여행을 시작한다고 한다.  타페 게이트(Thapae Gate)는 태국어로 쁘라뚜 타패라고 불린다쁘라뚜는 타패는 선착장을 뜻한다외세의 침약에서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해자를 만들고 치앙마이 성벽을 쌓았는데 성벽의 내부와 외부를 드나드는 문을 다섯 개의 문으로 만들었는데 그 중 타패 게이트는 뗏목 선착장이 출입문과 가깝게 이었기 때문에 다른 네 개의 문보다 도시 내부와 외부의 흐름이 더 빨랐다 한다현재는 이곳이 치앙마이 여행을 시작하는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곳을 기준으로 하여 안쪽으로 전통적인 옛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고 바깥쪽은 좀 더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타페 게이트 앞 광장은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각종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쓰이며 대표적으로 쏭크란 축제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한다또한 이 곳에서부터 선데이 마켓이 시작되기도 한다이 곳에 오면 고즈넉하고 예뻐서 꼭 인증샷을 찍고자 하는 마음이 솟는다.

 

이곳을 시작으로 메인도로(Ratchadamnoen Rd.) 중심으로 일요시장(Chiangmai Sunday Walking Street)이 열린다도로가 직선으로 끝까지 뻗어 있어 길을 헤매거나 할 일이 없이 볼거리가 많다태국에 와서 첫날 만났던 드러머 아저씨는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일(?)하고 계셔 반가웠다평일이라서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저씨는 행복해 보인다.

 

타페 게이트 안으로 제일 먼저 보이는 커피숍내 사진 안에 찍혀주신 여행자님영화의 주인공처럼 멋지십니다태국답게 어딜 가나 커피숍이 많이 보인다내가 커피를 좋아하니 커피숍만 내 눈에 띄는 것인지도 모른다.

걷다가 처음으로 발길이 돌려 들어간 사원지도상에는 왓 판온이라고 표시 되어 있는데 금빛으로 쌓아올린 체디와 바로 앞에 커다란 쇠북이 인상적이다보통 사원 안에 있는 것과는 달리 이 곳은 밖에 놓여 있었는데 태국사람들은 마음안에 소원이 이뤄지기를 기원하면서 이 북을 친다고 한다뒷쪽으로 쉴 수 있는 넓은 공간과 무료 화장실이 있어서 좋았다

태국에서는 스타벅스보다 더 유명하다는 와위커피(Wawee Coffee)숍도 보인다이름이 참 예쁜 듯한참을 걷다보니 점심시간이 지났다배꼽시계에 밥을 주기 위해 혼자서 먹을 곳을 찾으려 두리번 거리는데 큰 길 양쪽으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잘 결정해서 들어가야 맛있게 먹을 것인데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으로 들어가 팟타이를 주문해서 먹었다이 곳은 여행자들 거리라서 그런지 나 처럼 혼자와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사람들이 몇 명 눈에 띄어서 그런지 혼자서 먹는 느낌도 괜찮았다.

 

 

태국음식에 적응이 안된 상황에서는 새로운 음식을 먹기보다는 항상 똑 같은 음식을 주문하고 있는 나를 본다난 언제나 팟타이를 주문하는데 음식점마다 조금씩 맛이 달라서 그런지 먹을 때 마다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식사를 마치고 또 천천히 걷다보니 란나 건축양식 센터(Lanna Architecture Center)가 보인다현판에 태국어란나어영어가 나란히 씌여있다입구에 무료입장이라 쓰여 있는데 볼거리가 많다.

2층으로 지어진 옛날 그대로의 목조 건물이다태국북부에 3개의 왕국이 있었는데 13세기 맹라이왕이 통치할 시기의 태국 란나왕국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박물관과도 같은 곳이다란나시대의 사원과 왕궁주택등의 건축양식을 모두 보여 주고 있었다수채화로 그린 란나시대의 시대상도 여러 점 전시되어 있었다. 100% 목조건물이라 그런지 밖은 뙤약볕인데 건물 안은 우리나라의 시원한 시골집처럼 아주 시원했다옛 조상들은 어딜가나 지혜롭게 집을 잘 짓는 기술이 있었나 보다.

 

한국에서 절은 우리가 사는 속세와는 조금 떨어져서 깊은 산 속에 위치하며 개인의 수양을 위해 기도하고 수양을 하는 의미가 강하지만 태국의 사원은 마을마다 있어서 그 안에 학교도 있고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장소로 사람들과 일상생활 안에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모든 희노애락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태국의 어느 곳을 가나 크고 작은 사원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이런 사원들이 치앙마이 도심에도 예외 없이 자리잡고 있다치앙마이 선데이 마켓이 열리는 도로 주변의 사원은 사원안쪽에도 노점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태국에서의 사원은 경건한 예식만을 치루는 장소가 아닌 사람들의 삶속에서 공존하며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을 공유하는 장소로 사용되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태국의 사원은 지역마다 특성을 갖고 있는데 번성한 왕조의 시기에 따라 건축 양식이 다르다고 한다방콕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역은 여러 가지 색상을 사용한 스타일이 많고 치앙마이를 비롯한 태국북부의 사원은 란나 왕국 시절에 지어진 란나 스타일과 미얀마 강점기의 영향을 받은 미얀마 스타일이 대표적이라고 한다란나 양식은 사원의 건물에 비해 지붕의 비중을 크게 두어 지붕을 여러 증으로 구성된 다단계 지붕으로 처마 자체가 우아한 곡선을 자랑하고 처마 끝은 나가(태국 신화의 뱀)로 장식되어 있다건물 입구의 주랑(건물 입구로 이어지는 현관장식 또한 세밀한 세공 기술을 접목시켜 예술적인 가치를 더해 준다.

 

걷다가 눈에 뜨인 오래된 사원인 왓 판따오(Wat Phan Tao), 보통 사원의 모습은 앞에 넓은 마당이 있는데 반해 이 곳은 큰 길가에 담을 두고 바로 본당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왓 체디루앙과 나란히 있어서 처음엔 부속건물인 줄 알았는데 이 사원은 ‘1000개의 가마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불상을 제조하던 곳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19세기에 들어서는 왕궁의 부속건물로도 사용되었었다고 하니 치앙마이에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란나 왕국 왕실 건물로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사원이라고 한다.

 

태국북부의 전통적인 란나양식이라 하는데 입구 위쪽에 있는 공작모양의 문양이 이채롭다이 상징물은 왕 또는 통치자를 상징하는 유리 모자이크기법으로 만든 황금공작이라고 한다사원 옆으로 누군가 간절히 기도하면서 정성껏 꼽아 놓은 노란깃발이 보인다.

 

사원의 외부에 비해 내부가 아주 화려하다금으로 장식된 수많은 기둥으로 떠받치고 있는 넓은 본당의 내부로 들어가면 입구 쪽 중심에 오른손 손바닥을 앞으로 들어 보이고 있는 부처님 입상이 있다안내판을 보니 옛날에 강을 사이에 두고 같은 부처를 모시고 산 두 왕국이 물 부족으로 인해 싸움을 벌이려 할 때 현명하게 중재에 나서 평화로운 관계를 갖도록 했다는 부처이야기 속 주인공 부처님이다작년에 라오스를 여행했을 때 가이드분이 설명해 주기를 부처님의 손의 위치와 모양에 따라 각각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고 들었는데 이 부처님의 포즈는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리라많은 사람들이 불상에 평화를 비는 마음으로 은박을 수없이 붙여놓았다.

 

본당의 오른쪽으로 공사중인 건물의 모습을 한참동안 서서 지켜보니 젊은 장인들이 장식품 조각 하나하나를 회반죽한 위에 능숙하게 붙여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태국사람들의 손으로 그 많은 세월동안 셀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사원을 짓고 장식을 해왔을 것을 생각하니 태국인 대부분의 손재주는 사원을 통해 키워졌을 거란 생각이 든다가까이 지내고 있는 친구 피요의 손재주를 보면서도 놀랐는데태국인들의 뛰어난 수공예품 솜씨도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닐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사원은 방콕의 왓 프라깨우(Wat Phra Kaew)에 있는 에메랄드 불상이 원래 이 사원안에 안치 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본당 뒤편으로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벽돌 체디(Chedi)가 나의 눈을 사로 잡았다.

 

수많은 사원은 부처님을 모셔둔 대웅전이 유명한데 반해 이 곳은 체디(Chedi)가 주인공인 듯하다체디(Chedi)는 끝이 뾰족한 첨탑 형태로 된 종 모양의 불탑이며 부처의 사리를 간직한 곳도 있고 고승이나 왕의 유골을 간직한 곳도 있다이 곳의 체디는 처음(1401)에는 90m 높이의 건물이었는데 1545년 치앙마이를 강타한 지진 때문에 30m가 부서지고 60m정도 남은 것이라고 한다그런 와중에도 중앙에 있는 좌불상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체디 중간에 장식된 코끼리 석상이 눈에 띄는데 대부분 망가져서 한쪽 면에만 남아있다직접 올라가 볼 수 없었지만 무너져 내린 자연스런 모습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태국에서 화려한 사원들을 많이 보아 왔지만 뭔가 아픔을 지닌 이 체디가 애처럽게 생각되어 더 내 마음 안에 들어왔다이 체디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오래된 불당들이 주변으로 있어 볼거리가 많았다외국인들도 많았지만 태국인들도 데이트하러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탄 프라 마하 카짜나(Tan Pra Maha Kajjana) 승려 상은 부처님이 아닌 승려 Tan Pra Maha Kajjana이다그는 너무나 잘생겨서 다른 승려들에 의해 부처님으로 오해를 받았다고 한다.한 남자가 이 승려를 보고 너무 좋아해서 승려가 여자였더라면’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이 여자라면 그의 부인이 되었을 텐데라고 음란한 마음을 품자그 남자는 곧바로 여자가 되었고 그래서 승려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다른 마을로 떠났다 한다. Tan Pra Maha Kajjana는 그의 잘생긴 외모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곤경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더구나 사람들이 그의 외모에 애착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외모를 뚱뚱하고 못생긴 승려로 변신했다고 하는 전설이다승려로서 오롯이 정진하려했던 이 승려의 마음이 대단한 순교처럼 여겨진다예나 지금이나 잘생긴 훈남훈녀들은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살았나 보다지금 외모에 자신없이 살아가는 자(내 자신을 포함하여)들이여그대들은 전생에 분명 훈남훈녀였을 것이리다나는 굳게 믿는다.

 

 

거리를 걷으면서 작은 커피숍이나 바(bar)를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우리나라처럼 크고 화려하게 꾸며놓지 않았지만 소박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에 더 정이 간다태국엔 몇 사람 밖에 앉을 수 없는 작은 공간을 이용한 커피숍이 아주 많다번화한 시내의 중심도로에 위치한 오토바이 대여소인 것 같은데 무척이나 시골스러운 모습에 깜짝 놀랐다구시가 나홀로 여행의 마지막 코스 왓 프라싱(Wat Phra Sing)'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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