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19

  • 공감만세
  • 2014-07-07
  • 6229

글_조이/ 사진_공감만세

 

2014.1.21(화)~22(수) 코끼리 보호센터(Thai Elephant Conservation Center)에서 첫째 날

오늘은 드디어 준이가 많이 기다렸던 코끼리를 만나러 가는 날! 점심을 먹고 치앙마이 버스터미널에서 람빵(Lampang)으로 가는 미니버스(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치앙마이에서 남쪽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코끼리보호센터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현판을 보고 내리면 된다.

 

치앙마이터미널에서 피요에게 이런 오래된 버스를 타고 가고 싶다고 했더니(어릴 때 시골에서 서울 올라갈 때 탔었던 고속버스 느낌이 나서 좋았는데), 저 버스는 이 더운 날씨에 에어콘 없이 문을 열고 가야하고 여러 곳을 정차해서 가야한다고 난해한 표정을 짓는다. 코끼리 보호센터는 전에 우따라딧으로 결혼식을 보러 갈 때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커다란 입구를 본적이 있어서 뭔가 낯익은 기분이 들었다.
 

 

이 곳은 람빵주변에서 훈련받던 어린 코끼리들을 모아서 운영하던 것이 시초인데 벌목산업에 코끼리가 이용당하는 것을 나라에서 금지하면서 쉬게 된 백수 코끼리들이 늘어나자 1992년 정식적인 코끼리보호센터로 발돋움 했다고 한다. 코끼리 우리, 병들거나 부상당한 코끼를 치료하고 재활을 돕는 코끼리병원, 코끼리 목욕탕, 코끼리 묘지까지 갖춰져 있다고 한다. 코끼리 보호는 물론 자연친화적인 환경센터로 코끼리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도 제공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한다. 코끼리를 위한 복지정책이 잘 되어있는 곳 이라고한다.


센터 안이 워낙 넓어서 입구 쪽에서 우리가 머물 숙소까지 썽태우를 타고 들어갔다. 인공적으로 꾸미고 정돈된 곳이 아니라 작은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호수도 보이고 태국식 작은 건물들이 곳곳에 보이는 것이 그냥 사람들이 사는 마을처럼 보인다. 자연그대로의 모습으로 코끼리들이 지내기에 좋은 환경일 것 같았다.

 

이 곳엔 다양한 시설이 있다. 우리가 머물 곳은 Changthai Resort다. 고급스런 리조트라고 생각하면 오산이고 숲속에 작은 통나무집처럼 생긴 멋진 오두막이다. 이곳에서 하루나 이틀정도 머물면서 센터에서 진행되는 몇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식당 앞에 있는 꽃조차도 코끼리의 코처럼 생겼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것은 아니리라.짐을 숙소에 풀어놓고 코끼리를 만나러 다시 나왔다. 큰길가로 엄마와 아기코끼리들이 한 우리 속에서 함께 지내는 모습으로 3~4개 우리가 나란히 있다. 아직 엄마와 함께 안전하게 지내야하는 코끼리가족들을 위해 보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바나나 주면은 코로 받지요!” 코끼리한테 사탕수수와 바나나를 주면서 이렇게 가까이 보는 것은 준이와 나는 처음이다. 엄마와 아기코끼리의 눈빛이 배고파 보인다.

 

코끼리는 채식주의자로 엄청난 식욕을 갖고 있어 하루에 200~300kg의 음식과 200L의 물(우리가 먹는 2L생수병 100개? 의 분량?)을 먹는 다고 한다. 보통 3~4시간만 잠을 자고 우리처럼 옆으로 누워 잔다고 한다. 커다란 몸을 지탱하고 있는 네 개의 다리를 위해서라도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먹이를 받아 먹을 때 스타일도 완전히 다르다. 신기하기만 하다. 사람들도 서양 사람들은 포크나 나이프를 사용하고 아시아쪽에선 젓가락을 사용해서 식사를 하는 것처럼 동물의 세계도 뭔가 개성이 뚜렷하게 있는 듯하다.

 

코끼리 병원으로 향했다. 이곳에선 벌목작업을 하다 통나무를 끌고 굴리다가 다치거나 지뢰를 밟아 다치거나 살충제등으로 오염된 풀을 먹다가 탈이 난 코끼리들을 데려와 치료해 준다고 한다. 아픈 코끼리를 직접보니 내 마음도 아팠지만 이렇게 치료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코끼리의 한쪽 발에 상처가 있어서 수의사가 와서 소독도하고 주사도 놓아주는 모습을 보았다. 일하는 사람들 표정이나 몸짓이 정말 코끼리를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숙소 입구쪽에 있던 곳에 준이가 올라가 열심히 놀길래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척 궁금했는데 다음 날 알게 된 사실은? 코끼리를 타고 내릴 때 사용되는 정거장이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둘러보는 여행이라 좋다. 처음 이곳에 오려던 일정도 나의 컨디션 때문에 미뤄져서 온 것인데, 암튼 시간만 많다면 천천히 여행을 하고 싶다. 그러면 누구나 볼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볼 수가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