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12

  • 공감만세
  • 2014-04-28
  • 6111

글_조이/ 사진일부_공감만세

 

2014. 1.13() 34, 람팡(Lamphang)으로의 짧은여행 - 첫째 날

오후에 뚝뚝을 타고 다시 썽태우를 갈아 타고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로 가서 약 2시간여 걸리는 람팡(Lampang)으로 출발했다.  이곳은 피요의 고향집이 있는 작은 도시 람팡(Lampang)이다. 한 시간 정도 터미널에서 기다리다 5시쯤 차에 올랐다.

 

티크 숲, 람팡, 태국

 

빠르게 갈수도 있지만 이 곳에서 느리게 사는법을 배우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자가용을 타고 쉽게, 빠르게 다녔는데... 준이가 왜 빨리 버스가 안 오느냐고 뭐라고 했지만 이런 순간들이 우리에게는 필요했다.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와이파이가 안되니 머릿속도 쉬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할 수 있고 오히려 불편함을 즐길 줄 아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준이에게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주면서 무료한 시간을 즐겁게 해 주었지만.

 

고속버스가 출발하자 안내양이 생수와 비스켓을 주었다. 평소에 비스켓을 잘 안먹는 준이는 신기하기도 하고 맛있어 보이는지 맛나게 먹는다. 분명 공짜는 아니고 버스값 안에 포함된 것일 텐데도 왠지 공짜로 주는 것 같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둑어둑해져서 터미널에 내려 가까운 곳에서 쌀국수를 먹은 후에 우리를 마중 나와 주신 친척아저씨의 차를 타고 20분쯤 더 가서 피요 누나 피룽이 살고 있는 고향집에 도착했다. 피룽은 준이와 같은 나이의 아들 얼쓰와 딸 엄이 있는데 준이가 오기를 엄청나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막상 만나니 아이들이 쑥스러워하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엄이 한국말로 인사도 너무 잘해서 아주 놀랐다. 누나 피룽은 피요랑 많이 닮아서 한 눈에 봐도 형제처럼 보였는데 그 냥 한국에서 이웃집 아줌마처럼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피요 아버님도 우리 친정의 아버지처럼 다정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셨다.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12

 

우리를 위해 2층에 넓은 방에 모기장도 쳐놓고 밤에 춥지 않도록 두꺼운 요와 이불을 마련해 놔서 너무 감사했다. 화장실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스위치는 어디에 있는지 피룽은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간단한 영어로 이야기를 주고받다 가도 서로 이해가 안돼서 피요한테 통역을 해 주라고 하면 피요는 우리 아줌마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면서 도망을 가곤 해서 아줌마들끼리 바디랭귀지로 대화하느라 더 재밌었다. 아이들도 금방 친해져서 깔깔대고 웃고 장난치고 잠 잘 시간이 넘었는데도 뛰어다니고 야단이다. 태국 아이들은 아침 등교시간이 한국보다 아주 일찍 시작되다 보니 일찍 자야 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다른 나라 먼 곳에서 살다가 이러저러한 인연으로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서 이렇게 금방 애나 어른이나 가족처럼 느껴지고 같은 장소에서 숨을 쉬고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비롭기까지 했다.

 

아이들을 먼저 재우고 피룽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한국말을, 피룽은 태국말을 서로 가르쳐 주면서 한 문장씩 외워 말하기를 했다. 한국말은 발음하기가 어렵고 태국말은 성조가 있어서 힘든 것 같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나라 말을 배우려고 반복해서 따라서 애쓰는 모습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줌마들의 수다는 태국에서도 이어졌다.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