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치앙마이 공정여행 ②] 왕이 있는 나라에 대한 우리의 편견

  • 공감만세
  •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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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이영민/ 사진_공감만세

 

왕이 있는 나라에 대한 우리의 편견
[셋째 날] 어느 곳이든 거리마다 가득한 국왕 기념비와 사진들


둘째 날이 밝았다. 3월 8일(화) 오전, 우리의 첫 목적지는 ‘치앙마이 박물관(Chiangmai Art and Culture Center)’이다.
이곳은 선사시대부터 란나 왕조 통치시기를 지나 근대화 시기까지, 치앙마이의 역사를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치앙마이는 란나 왕국의 수도였다. 실제로 치앙마이의 중심부에는 란나 왕국의 성벽 잔해가 남아있으며, 구 도심의 변두리엔 해자(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성벽 둘레로 땅을 파서 만든 호수 형태의 지형)가 빙 둘러쳐져 있다.

이곳에서도 불교 문화의 세례를 받은 문화유산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되어 현재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마지막 관에는 현재 국왕의 젊은 시절(20대 정도로 보이는) 사진과 자료를 전시해 놓고 있었다.
 


박물관이란 공간에 현 국왕의 내용을 전시해 놓는 것도 색다르지만, 이곳뿐만 아니라 내가 갔던 태국의 모든 곳에서 국왕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 즐비했다. 가정집의 사진에서부터 거대한 규모의 상징물에 이르기까지. 대형 광고판에 코카콜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왕과 그의 부인의 모습이 전시되는 풍경은 처음 보는 이에겐 의아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의 감정이 이북의 그것과도 다르며, 지역에 따라 절대적인 추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추종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공감만세의 고두환 대표는 “국왕의 존재가 신격화된 부분도 있지만, 국왕이 군부와 자본가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이 국가에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존경심도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는 태국이 아직도 왕을 모시는 덜 발달된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에도 여왕은 있다. 결국 왕의 존재 유무보다는 동남아를 깔보는 나의 시선이 문제였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