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9

  • 공감만세
  • 2014-04-01
  • 6669

글_조이/ 사진_공감만세

 

2014. 1. 12 (일) 아침 탁밧 그리고 마을 아이들과 함께!

 

태국은 아침 일찍 어디를 가든 거리나 시장에서 오렌지색 옷을 걸친 스님들이 탁밧(탁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이 불교신자인 이 나라 사람들은 음식이나 꽃, 돈을 스님이 갖고 다니시는 둥근 큰 그릇(바리때)에 넣어드리는 이러한 의식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행한다. 이 때 스님 앞에서 맨발로 무릎을 꿇고 앉으면 스님께서 복을 빌어주는 기도문을 암송해 주신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났더니 집 앞으로 스님 두 분이 지나가신다. 전에도 태국에 왔을 때 산캄팽시장 거리에서 탁밧을 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이 태국에서 두 번째다. 피요가 집 가까이에 있는 구멍가게로 급히 달려가서 간식거리를 사오고 아침에 먹으려고 준비해 뒀던 먹을거리 찹쌀밥, 과일등을 넣어드렸다. 우리가 불교신자는 아닐 지라도 수행하는 스님들을 위해 먹을 것을 드리는 것은 마음 따뜻한 일일진대 복까지 빌어 주신다. 태국에서는 여자들이 스님의 몸이나 옷에 닿으면 안되니 필히 조심해야 한단다. 나는 여행하는 동안 안전하고 함께하는 이들에게 복을 주시길 기도했다. 태국사람들은 이렇게 자주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나누는 일이 생활화 돼서 그런지 더 순박하고 친절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국민의 95%가 불교를 믿는 국가 태국은 종교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그들의 삶속에 스며들어 있는데 각 가정마다 자그마한 불상을 모셔두고 매일 향을 피워 올리고 음식과 꽃을 공양한다. 반찬(Baan Chan)에도 아침이면 해가 제일 먼저 비추는 한쪽에 부처님을 모셔둔 곳이 있다.

 

오늘은 어린이날 다음날,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이 마을 아이들을 위해 간식과 선물을 준비하고 잔치를 한다고 하여 한국에서 싸들고 온 옷가지들과 몇 가지 장난감을 이웃들과 챙겨갖고 갔다. 이번에도 태국에 오기 전에 아는 사람들에게 헌옷가지나 책, 장난감, 쓰다만 학용품들을 모아서 왔다. 짐을 싸서 가져오기까지는 힘들었지만 이렇게 가져와서 나눌 때는 이런 일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바뀐다.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난 준이가 더 신났다. 한국에서 온 나와 준이를 여러 친구들 앞에서 소개하며 인사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마을 사람들이 얼음을 넣은 쥬스와 아이들이 먹을 간식거리도 직접 만들어서 나눠주고 있었다. 각자 아이들에게 적당한 옷가지들을 골라서 나눠주는 일도 했다. 헌옷이지만 받을 때 모두들 좋아하고 부끄러워하기 까지 한다. 이렇게 기쁘게 받아주니 내가 더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와서 생활하면서도 나와 준이는 우리가 사용하지 못하는 물건을 버려야할 경우는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다시 쓸 수 있는 것들은 한 곳에 모아 둔다. 헌옷가지들도 깨끗하게 보관해 둔다. 또 다른 나눔을 위해서!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9

 

어딜 가든 아이들은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다. 풀꽃처럼! 준이는 여기저기 아름다운 곳을 다닐 때 보다 또래들과 놀 때 가장 행복해 한다.  뭔가를 나눈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이 부자가 되는 느낌이 드는데 준이도 오늘은 나와 같은 마음 이었겠지?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