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6

  • 공감만세
  • 2014-03-11
  • 5811

글_조이/ 사진일부_공감만세

 

2014.1.10 산캄팽으로 오는 길에

 

결혼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산캄팽으로 향했다. 도중에 화장실을 들려야 했기에 가까운 휴게소나 커피숍을 찾아야 했다. 태국에서는 와이파이(wifi)나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커피숍에 가서 커피한잔 마시면 모든 게 해결된다. 그래서 그런지 커피숍을 아기자기하게 또는 아름답게 꾸며놓은 곳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가끔 빗나갈 수도 있지만).  암튼 급해서 가까운 곳을 찾아서 들른 곳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우선 들어서자 마자 급하니깐 화장실 표시를 찾아 직진 그리고 또 직진했다.

 

화장실이 뒤쪽에 멀리 있었지만 표지판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가는 길이 재밌었다.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잘 살려서 앙증맞게 디자인한 캐릭터가 웃음이 나오게 했다. 일을 보고 다시 커피숍으로 오는 길도 숲길을 걸어서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커피와 핫쵸코로 따뜻하게 몸을 돌봐 준 후 이제 커피숍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럴 땐 준이와 나의 호기심이 동등해 지면서 나는 미친 듯이 사진을 찍는다. 

 

Thailand holiday : part four, Khao Sok and Trang - [Where Can I FLY ?]

 

그런데 이집의 벽과 천정과 이곳 저곳을 둘러 보는데 특이한 점이 있다. 목재들이 어느 한 조각도 새것으로 되어있는 게 없다. 재활용 목재로 이어 붙여서 놓은 것이 더 마음을 사로 잡는다. 다른 한 쪽으로 가보니 한 쪽 벽면에는 어느 집에서 사용했던 문짝, 난간, 뭔지 모를 판자들을 촘촘하게 이어 붙여놓은 형태가 어느 예술작가가 탄생시킨 작품처럼 느껴졌다. 한 조각 한 조각들이 모두 어디에선가 어떤 사연을 갖고 살다가 이 곳 커피숍에서 만나서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는 듯한.....

 

만약 이곳을 꾸밀 때 새목재로만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여기는(태국인들은)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고 훼손하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사람들 마음에 베어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내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사용했던 자재들을 다시 재활용해서 재탄생시키는 일은 이들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일 같았다.

 

우리는 건물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때, 사소한 무엇이 필요할 때는 무조건 새로운 자재를 이용해 만든 것만 좋아하고 고집한다. 나도 그런 사람으로 살아왔고.... 많은 반성이 되었다.  자원의 재활용! Recycling!

 

소품들을 놓은 곳이나 계산대 같은 곳도 많은 물건이 있음에도 뭔가 정돈이 되어있는 깔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양쪽의 주황색 의자가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출입문 손잡이는 나무뿌리를 자연스럽게 잘라서 만든 것 같은데 거인의 발바닥 모양을 하고 있어 놀라웠다. 

 

이곳은 의자도 테이블도 소파도 같은 것이 없이 코너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다. 그런데도 이집은 분위기가 하나로 느껴진다. 왜일까? 기둥들도 똑같은 모양이 아니라 굵기도 모양새도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다. 

 

아마 밤에는 이곳에서 작은 공연이 이뤄지는지 드럼, 기타와 같은 악기들도 있고 한 구석으로는 쌀로 만든 간식과 목재로 만든 소품들도 사갈 수 있도록 놓여 있었다. 마치 정글속에 들어와 커피를 마시는 착각이 들것 같은 장소도 있고

 

여기 저기 한 번씩 다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것을 참으면서 사진으로만 담아오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또 마지막인사를 입구에서 기념샷으로 대신했다.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6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가 마치 이 커피숍 “Thin Thai" 홍보하려는 맛집소개 블로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보시고 많은 사진들 때문에 행복하셨기를...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