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조이/ 사진_공감만세
2014.1.7(화) Baan Chan 에서
Baan Chan 에서 우리가 잠을 자는 곳은 2층의 남쪽 방 이었는데 우리가 처음 머무른 방이라서 그런지 아직 커튼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피요한테 커튼이 있어야할 것 같다했더니 한 참을 고민하는 것 같았다.
얼마 후 시장에 가서 천을 사오고 긴 대나무도 2개 구해오더니 오후에 커튼을 만든다고 해서 옆에서 조금 도와 주었는데, 천을 알맞은 갯수 만큼 가위로 싹둑 자르더니 창문양쪽에 대나무를 나일론 밧줄로 묵어둔 다음 가로로 댄 대나무위에 천을 한 장씩 색을 맞춰 묵는다. 커튼은 작은 나무집게로 위쪽을 집어 연결시킨다. 양쪽 창에 고풍스럽고 분위기 있는 커튼이 만들어 졌다.
“이게 무슨 스타일의 커튼?” 이냐고 뭐 특별한 태국스타일이 있나 해서 의미심장하게 물었더니, “어! 이거? 피요 스타일” 이라 대답한다. 그저 난 웃고 만다.
처음 내 생각으로는 커튼을 사서 꾸밀것 같지는 않고 천을 사다가 바느질하는 곳에 맡겨서 만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특별히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싼 천을 사다가 손쉽게 만드는 것을 보고, 내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 했었나?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뭔가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그 곳에 지내면서 여러 번 봤다.
태국사람들이 다 그런 것인가 아니면 피요만 그런 것인가? 지켜봐야 겠다.
준이가 태국 온 지 며칠 안됐는데 한국음식을 찾는다. 한국에서 가져온 비상식량(?) 라면이 있다. 라면은 준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거기에다 갖고 온 김치까지 ... 라면 흡입장면을 포착해서 촬영! 나도 한 그릇을 국물까지 마셨다. 역시 우린 한국사람 이야!
오랫동안 머물러야 해서 김장김치까지 따로 포장해 왔다. 포장방법은 김장김치를 위생비닐에 넣고 ,지퍼락에 넣고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넣어서 닫으면 완벽하다. 그 통을 가방 안 깊숙한 옷가지 가운데 넣어서 완벽하게 공수해 왔다. 이것은 바로 작은 꼬마 냉장고 안에 고이고이 모셔 두었다. 나는 다행이도 이번 여행이 두 번째 태국여행이라서 그런지 처음보다는 태국음식에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는 듯했다.
오후 해가 조금 사그러들 때 쯤 우리는 Baan Chan 뒷뜰 벽에 노란색 페인트 칠하는 일을 시작했다. 2년전 즈음 이 집을 살 때는 사람이 살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집이었는데 조금씩 다듬고 고치고 꾸미면서 살고 있었다. 준이도 붓을 들고 처음에만(?) 열심히 칠을 하고 내 손으로 붓이 넘어왔다. 조금씩 집을 가꾸는 일을 함께 하면서 이 집에 대한 애착도 생기고 마치 내 집 같은 기분도 들었다. 내가 이집에 정을 주고 있는 것 같다 할까?
사실 살아오면서 어디서 살든 사는 집에 정이 든다. 집이 말은 하지 못해도 이사할 때 보면 살던 집에 대해 엄청 서운한 느낌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었다.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