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3

  • 공감만세
  • 2014-03-05
  • 5905
글_조이/ 사진일부_공감만세
 
 
2014.1.6(월) 오전: Baan Chan에서의 Monday Black Coffee day
월요일 오전10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aanChan에서 Monday Black Coffee Day라는 작은 모임을 갖는다.
지역사회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이나 어린이들을 위해 관심을 갖고 있는 몇몇 분들이 매주 한 번씩 모여 맛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유익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고국을 떠나 여러 가지 이유로 치앙마이에서 일하면서 머물고 있는 외국 친구들 Peter, Trey, 페페, 크리스..그들은 잠시 내가 아닌 이웃을 위해 시간을 내어 놓는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나이가 나보다 많든 적든 외국에선 친구로 지낼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나도 거기에 동참해서 이야기를 듣는다. 아직 영어구술 능력이 미흡한 지라 알아들을 것만 알아듣고 나머지는 안타깝게 흘려 듣는다. (집에 가면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지!)
 
우리가 모여 이야기하는 곳 한 쪽 벽 작은 액자 안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Drink Coffee Do stupid Things Faster with More Energy"
 
너무 바쁘게만 살아왔던 시간들을 잠시 정지(Pause)시켜 두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함께 가져본다.
 
그런데 피요, 이 젊은 친구는 든든한 직장을 버리고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나라에서 조금이나마 복지 혜택을 주고 있는데 아직 이 나라에서는 그런 손길을 뻗칠 여력이 부족한 것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작은 믿음으로 시작한 것이리라.
 
그는 그저 이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해서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남에게 내 시간과 노력을 내 주는 일이 행복한 일임은 나도 봉사를 통해서 느끼고 있지만 오직 이 일만을 위해 자신의 직장도 그만 두고 그냥 ‘행복한 일’로 삼고 살아가는 그가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그는 오늘 갖은 것이 없지만 내일이면 채워지고, 또 그것을 이웃과 나누면 그 다음날 또 채워져가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산다고 한다.  아마도 좋은 일을 하니까 그가 믿는 신도 하늘나라에 계신 그의 어머니도 그를 돕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4.1.6(월) 오후: 산캄팽 핫 스프링(San Khampaeng Hot Spring)을 가다.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3

 
오후에 피크닉 준비를 해서 산캄팽 핫 스프링(San Khampaeng Hot Spring)으로 출발했다.  우리여행의 기본 원칙은 ‘대중교통 수단을 최대한 이용하기’다. Baan Chan에서 아침마다 마시는 유기농 원두커피와 도구들을 싸가지고 가서 마시기로하고 조심스럽게 포장하고 집에 있는 간식거리들도 바리바리 챙겨서 썽태우를 타고 출발!
 
그래, 오늘은 즐거운 피크닉 데이! 집에서 썽태우를 타고 4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1박 2일동안 지낼거다. 이렇게 더운 나라에 사는 사람들도 온천욕을 좋아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평일에도 태국인들과 외국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핫스프링 가는 길에 시장에서 날계란도 한 봉지도 사고 준이가 태국 음식중 젤 좋아하는 무삥(양념된 돼지고기 꼬치구이)도 듬뿍사고 내 간식, 맥주도 한 두병 사고... 
 
땅속에서 지열 때문에 뜨거운 물이 분수처럼 위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은 한국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자연의 신비함이 만들어낸 놀라운 광경이었다. 사가지고 간 날계란 10개를 대나무로 엮은 바구니에 넣은 후 뜨거운 물에서 30분 정도 있으니 완숙계란으로 변했는데 온도가 100℃가 넘는 다고 한다.  대나무 바구니는 재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곳에 깨끗하게 모아놓는 곳이 있는 것을 보고 또 한번 태국인들의 recycling정신을 배웠다.
 
 

File:San Kamphaeng Hot Springs P1120674.jpg

 
솟구쳐 오른 뜨거운 물은 모아져서 구불구불한 수로를 통해 아래쪽으로 서서히 흐르게 만들어 놓았는데 아래로 갈수록 조금씩 온도가 낮아지므로 발을 살짝 담가 보아 적당한 온도 쪽에서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하면 아주 시원한데 계란을 까먹으면서 앉아 있으면 금상첨화다.
 
한편으로는 이런 멋진 야외 온천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찜질방을 좋아하는 우리 한국사람들 한테는 대박 나겠다는 생각에 같이 온 태국 친구에게 이 온천을 그대로 떠내서 한국으로 이동시켜 사업을 하면 돈을 엄청 벌수 있을 것 같으니 함께 해 볼 의향 있냐는 농담을 건네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의 팬션 비슷한 곳에서 1박을 하면서 침실옆에 있는 넓은 온탕에서 준이랑 찜질도 하면서 피로를 풀어보는 호사를 누렸다.
다음날 맑은 공기 때문인지 새벽녘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 혼자 산책하는데 아침 햇살이 너무 아름다워서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들이 더 눈부시게 빛이 났다. 혼자서 한적하게 산책하는 이 시간이 행복해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잠시했다.
너무 인공적이지 않게 자연그대로를 살려서 가꿔놓은 모습이 편안하고 보기 좋았다.  아쉬움을 묻어두고 오전 9시쯤에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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