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준비고, 재난에 대응하는 것만큼 재난 이후의 삶을 다시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마모토는 2016년 4월 14일, 16일 두 차례 각 각 규모 6.5, 7.3의 지진을 겪었다. 약 1,100명 사상자가 발생했고, 아소대교가 무너지는 등 지역 인프라가 많이 무너졌다. 구마모토 관광을 부흥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미션이었고, 구마모토 부흥 지원 프로젝트 이야기를 담은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구마모토 지진현장에 가다> 도서가 발간되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60825060
○ SHOW ME THE Kumamoto SPECIAL - 새로운 7박 8일의 시작
나가노 료이치 씨는 단순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미나미아소 촌이 고향인 나가노 씨는 미나미아소 촌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 건 대학 3학년 때였다. 사진을 배우기 위해 일본사진예술전문대학교에 다시 진학했다. 총 7년을 도쿄에서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편찮으셨던 것도 있었지만, 당시 배웠던 교수님의 말씀 때문이기도 해요. 사진가로 활동해 유명해지려면 도쿄에서 활동하는 게 맞지만, 진짜 사진가가 담아야 하는 풍경을 도쿄보다는 시골 마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교수님의 표현을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이 사진가로 활동할 수 있다는 말이었어요. 그게 마음에 많이 남았어요."
나가노 씨는 계절마다 변화하는 미나미아소 촌의 풍경을 기록했다. 노야키는 봄을 알리는 아소의 풍습이다. 들판에 불을 질러 잡초와 지난해의 나쁜 기운을 모두 태워 버리고 남은 것들은 다음 해의 비료로 삼는다. 우리나라의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와 비슷한 풍습이다. 여름이면 가쿠치 계곡의 풍경이 더 선명해지고, 가을이면 어디든 황갈색 논에 새하얀 눈이 생채기 내듯이 듬성듬성 쌓이면, 유난히 기록 매섭게 추운 겨울이 시작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나가로 씨는 꾸준히 계절과 자연을 사진으로 담았다.
"구마모토 대지진이 일어난 후에는 쉬지 않고 재난 현장에 다녔습니다. 힘들었지만 카메라를 놓을 수 없었던 건 지진 피해가 일어났던 곳이 제 고향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지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고, 지금도 다들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실제 주민의 상황과 현장의 생생함을 알리는 게 제 역할이었습니다."
○ '재난'을 주제로 만든 6명의 배울이의 노래를 수록한 풀뿌리 첫번째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