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메트로마닐라에는 ‘바공실랑안(BagongSilangan)’이라는 도시빈민지역이 있습니다. 바공(Bagong)이라는 ‘새 것(new)’을 뜻하는 형용사와 실랑안(Silangan)이라는 지역 이름이 합쳐져서 만들어졌습니다. 1960년 초까지는 쌀이 주요 재배작물인 풍요로운 농업 지대였지만, 이후 파식 강 지류에 자리 잡은 실랑안(Silangan)이 강의 범람으로 인해 구역정리가 필요하다는 중앙정부 판단 아래 재이주지역으로 형성된 곳입니다.
바공실랑안 청년연합(YES-BS)은 이곳에서 공감만세와 함께 지역기반관광(CBT)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지역 청(소)년들의 자립을 목표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단체입니다. 2주 전, ‘필리핀 루손섬 여행학교’ 참가자와 이곳을 찾았습니다. 올해 18살이 된 케빈이 여행 코디네이터로서 우리를 맞이해줬습니다. 여행 내내 활기차고 밝게 웃으며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함께 홈스테이를 돌아보는 길에 케빈이 말했습니다. 지난 달 말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여행자를 잘 맞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눈시울이 붉어진 케빈의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지만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가 어른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