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이형동 운영팀장
1995년 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그리고 2003년 UNESCO가 지정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이 되어버린 필리핀 루손섬 북부 이푸가오 지역의 코딜레라 계단식 논은 관광객과 관광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대안적인 형태의 여행이 필요함을 우리에게 시사해 줍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방식의 계단식 논을 복원하고, 조상대대로 내려져 오던 생활방식과 문화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이푸가오 지역 청년들의 조직, SITMo(시트모 : Save The Ifugao Riceteracce Movement)를 파트너로 공감만세의 공정여행과 사회공헌사업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트모는 자신의 뿌리인 이푸가오 전통문화에 대한 복원과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을 교육하여 지역주민의 삶과 계단식 논의 파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공정여행의 개념을 가지는 ‘시트모 에코투어’ 프로그램에 고용하여 생계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 중심으로 지역이 운영되고 있는 필리핀 정책에서 이푸가오주는 필리핀 내에서 정부지원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3지역중 한 곳으로 지역주민들의 기본적인 생계수준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가난한 지역입니다.
또한 이푸가오는 코딜레라 산맥을 중심으로 뻗어있는 지역의 특성상 외부로부터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리적 한계도 뚜렷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원인들로 이푸가오 지역에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모으고, 기록하고, 연구하며 지역주민을 교육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시트모가 이푸가오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서도 반나절 이상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바기오 대학 도서관을 찾아가거나 하루가 꼬박 걸려 필리핀 수도 마닐라로 나와 필리핀 국립박물관 자료실을 방문하여야 합니다.
이런 수고를 덜기위해 필요한 자료들을 구매하려 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이미 절판되어 중고로도 구하기 매우 어렵고 설상 구하더라도 한국돈으로 몇십만원을 넘어버리는 매우 고가의 상품이 되어 자금지원이 없이는 사기 힘든 상황입니다.
공감만세는 이러한 이푸가오 지역의 상황에 보탬이 되고자 공정여행을 통한 수익금 전달, 이푸가오 지역 홈스테이 및 필리핀 전통문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공정무역 바자회나 여행설명회를 진행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이푸가오 지역과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확실한 거점공간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사업들이 대부분었던 관계로 그 효과나 파급력의 강화가 필요하였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일하는 재단에서 국내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목적 향상과 안정적인 기업운영 지원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수출입은행 SE 희망씨앗 전파사업’에 <이푸가오 도서관 설립과 운영>이라는 주제로 공모하였고, 지원기관으로부터 사업진행을 승인받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공감만세는 시트모와 함께 필리핀 이푸가오 지역의 다양한 정보들을 저장할 수 있는 이푸가오 도서관을 2013년에 설립할 예정이며, 도서관 건설에 필요한 재정, 행정적 절차들을 처리하여 동년 12월 <아시아 평화도서관 : 이푸가오 마을도서관>을 필리핀 이푸가오주 바랑가이 키앙안에서 오픈할 계획입니다.
도서관이 세워질 바랑가이 키앙안(바랑가이는 한국의 동 단위입니다.)은 이푸가오주의 옛 행정수도이며 시트모 사무실이 소재한 곳으로 이푸가오의 기타 지역에 비해 도로포장상태가 양호하며, 전기의 공급이 원활하여 접근성이 높은 지역입니다.
이푸가오 도서관 사업은 도서관을 건설한다라는 기본적인 목표 외에도 그동안 시트모가 중심이 되어 진행한 이푸가오 지역의 전통문화 수집, 연구사업, 이푸가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전통문화교실 및 에코투어 가이드 양성과정, 이푸가오 관광객을 위한 공정여행 정보센터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거점공간의 성격을 가집니다.
또한 사업비 일부로 연령별, 분야별 이푸가오 관련 서적 및 자료를 구매하여 누구나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푸가오 지역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서체계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푸가오 도서관은 사업기획부터 진행, 운영전반에 걸쳐 공감만세와 시트모는 물론 필리핀 중앙정부, 이푸가오 및 키앙안 지역정부, 이푸가오 소재 지역 대학교와 같은 다양한 영역의 조직들의 협력을 통해 진정으로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여 설계되고 있습니다.
공감만세는 이푸가오 도서관 사업을 통해 이푸가오 지역의 사라져가는 전통과 생활방식은 물론, 무분별한 관광으로 파괴되어지는 필리핀 이푸가오 계단식 논에 대한 이푸가오 지역주민, 관광객들의 관심과 복원 / 보존활동의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본 사업에 대한 공감만세 후원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