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청년 해외자원봉사 수기_공감만세 송수민 팀장]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무엇일까?
  • 공감만세
  • 2014-07-25
  • 2164

여행정보

여행장소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일대
관련상품
친구가 사는 마을, 바공실랑안

공감만세 여행운용1팀 팀장 송수민

 

무더운 여름, 필리핀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주변에 많은 지인들이 해외자원봉사를 떠난다. 모든 그들이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곧 다가올 취업시즌을 맞이한 일종의 스펙쌓기다. 몇몇은 해외자원봉사를 스펙으로 쓰기에는 이미 단물이 빠져버렸다고들 한다. 너무 많은 이들이 스펙이란 명분아래 해외자원봉사를 다니니 그럴만도 하다.

 

이미 다녀온 몇몇 친구들은 누구나 한 줄 써있는 해외자원봉사라는 스펙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격증 공부나 할 걸." 퍽이나 웃기지도 않은 말이다. 그래봤자 몇일이었을텐데 말이다. 부디, 이번 참가자들에게는 그런 마음이 없길 바랐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이 시점, 다행히 우리 모두 진심으로 필리핀 사람들을 만났고, 감사했다.

 

 

이번 해외자원봉사는 조금 특별했다. 공감만세와 협력하고 있는 단체들과 만나 공감만세가 지원하는 여러 기관들의 활동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더 나은 활동과 지원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그렇게 이번 참가자들은 진정한 봉사활동의 의미를 시작 전, 곱씹을 수 있었다. 

 

봉사활동 시작 전,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이라고 믿고있다. 이번 프로그램도 그렇게 진행이 되었다. 필리핀에 도착한 날, 하루는 봉사활동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 현지인들과의 이야기와 오리엔테이션이 계속 이어졌다. 어쩌면, 지루하기도 무료하기도했을 참가자들은 현지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였고, 본격적인 활동 시작 전,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과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무엇일까, 봉사활동을 하는 내내 우리 4명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고민했다. 공부방에서도 그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이내 다양한 활동들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취학 아동이 다니는 공부방이다 보니 조금 더 화려하고 단순한 활동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름, 한국에서 공수해온 재료들을 끌어모아 밑그림 위에 색종이를 찢어 붙이는 활동을 했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매일매일 필리핀 전통게임, 한국 전통 게임, 그림그리그, 색종이 접기등의 활동을 하며 어린 친구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상상과 꿈을 만들어가길 바랐다.

 

 

그리고, 공부방 선생님들이 요청한 공부방 내부 벽을 새단장 했다. 파란색이었던 벽은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특히 필리핀에서도 인기스타로 자리매김한 '겨울왕국'의 캐릭터와 한국의 뽀통령 '뽀로로'까지 새로 자리잡았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륵주륵 나는 더운 날, 모든 활동을 웃으며 소화한 참가자들에게 고마웠다. 우리를 위해 애써준 현지 바공실랑안 청년연합 친구들에게도 너무 감사했다.

 

현지 농부들에게 필요한 과일나무도 심고, 아이들과 함께 먹을 맛있는 간식도 만들고, 참가자 중 한 선생님이 말했다.

"이렇게 필리핀 사람들과 가까워 질 줄 몰랐어요, 이제 너무 친해져버려서 자꾸 무얼 해주고 싶어요. 진심으로" "그런데 막상 해주려하면 무얼 어떻게 해주어야할지 모르겠네요. 기존에 다녀왔던 해외자원봉사는 정해진데로, 주어진대로만 말하고, 나누면 됬는데 이번엔 좀 어렵네요."

 

 

아마 정말로 가까워지고 친해지고 싶은 진실된 마음에서 나오는 인간관계의 가장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그런 관계를 맺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