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관광]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태국 치앙마이 연수 후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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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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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태국 치앙마이 연수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태국 치앙마이 연수 후기 

 

 

글/사진_노진호 본부장

편집_황가람 코디네이터

 

지난 6월 23일부터 6월 28일까지 2024년 상반기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이하 협의회) '태국 치앙마이' 해외 연수가 진행됐습니다. 차앙마이(ChiangMai)는 광역 인구 약 120만 명에 육박하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협의회가 태국 치앙마이를 연수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지역기반관광(CBT: Community Based Toursim) 개념을 처음 도입하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사례를 만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국외 연수는 7개 회원 지자체 단체장과 공무원 31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후기에서는 4일 차부터 6일 차까지의 방문지 중, 연수 기획 및 사전 답사 시 부터 지역기반관광(CBT) 현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례로 여겨졌던 매캄퐁(Mae Kampong), ISDSI(International Sustainable Development Studies institute)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자체마다 환경과 조건이 다르겠지만 매캄퐁에서는 커뮤니티 중심으로 관광을 어떻게 개발하고, 어떻게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지, ISDSI에서는 관광의 새로운 접근 방식과 커뮤니티와 깊게 관계하는 생활인구 유치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판단되었습니다.

 

태국 MZ세대 핫플이 된 마을, 매캄퐁

▲ 매캄퐁(Mae Kampong)의 모습 
 

매캄퐁은 1980년대 로열 프로젝트(Royal Project: 1968년 아편 재배가 심각했던 태국북부고산족 마을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을 돕고자 시작된 왕실 사업. 고산 기후에서 잘 자라며 수익성이 높은 품종의 농작물을 배분)에 따라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후, 마을 주민들은 정부 OTOP(One Tambon One Product) 계획에도 참여했습니다.

*OTOP은 'One Tambon One Product'의 줄임말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태국 전역의 탐본9하위 지구)과 마을 지역사회 협동조합을 지원합니다. 일본 OVOP(One Village One Product)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은 OTOP은 2000년대 초 태국 정부가 마을 소득을 늘리고 지역 문화를 보존하고자 도입했습니다. 지역이 OTOP 제도에 참여하면, 제품이 OTOP 커뮤니티 중 한 곳에서 수작업을 제작되고 생산됩니다.

지역 주민들은 매캄퐁이 가진 '자연환경'을 활용하기로 결정했고, 관객들이 이곳에서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테이 프로그램을 갖춘 '생태관광마을'로 브랜딩했습니다.

 

▲ 매캄퐁(Mae Kampong)의 지도

 

매캄퐁 홈스테이 비용은 식비를 제외하고 1박당 500밧(한화 약 19,000원), 식사 비용은 1인당 80밧(한화 약 3,000원)으로 비용 일부는 홈스테이 주인에게, 일부는 마을 공동체 기금으로 전달됩니다. 이 기금은 매캄퐁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돕고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매캄퐁에는 20개 이상의 홈스테이 숙소가 있으며, 각 홈스테이는 태국 관광청에서 정한 공식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홈스테이 수를 제한하여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과 마을 협동조합 운영에 차질이 빚는 것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 매캄퐁 관광수입 분배 구조

 

지역 주민들은 특정 공동체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이 그룹은 오래된 전통을 보존하고 방문자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태국 현지 악기를 연주하며 방문객을 환영하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태국 전통 마사지를 제공하거나, 마을 전통을 보여주는 대나무 짜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생산한 제품은 관광객 대상 기념품 숍에서 판매됩니다)
 

 

▲ 매캄퐁 대나무 짜기 프로그램과 전통 마사지

 

매캄퐁은 관광 개발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인프라를 보강하는 등 빈곤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보여 줍니다. 이 지역이 지역기반관광(CBT) 성공 사례로 소개될 수 있는 점은 정부 정책(홈스테이 기준, 가이드 양성 등)과 대학과의 협업(중장기 발전 방향 및 전략 수립), 지역 리더 그룹 의지가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 세 박자가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매캄퐁이 지속가능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습니다. 다른 시골 지역과 마찬가지로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머지않아 현재 리더 그룹을 이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올 것입니다. 청년 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유입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MZ세대가 단순히 '핫플'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는 마을이 될 수 있을까요?

 

 

​ISDSI, 관광지만 생활인구를 유치하는 건 아니다.
 


▲ ISDSI 전경
 

ISDSI(International Sustainable Development Studies institute)는 교육 기관입니다. 교육기관을 관광 연수지로 결정한 건, '관점'을 바꾸면 모든 것이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점, 현재 관광 및 인구 정책의 핵심 화두인 '생활관광' 측면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ISDSI는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캠퍼스로 주로 미국 대학생(예일대학교, 코넬대학교, UC버클리 등)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학습형 해외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이 ISDSI를 관통하는 교육 주제입니다. 1998년 6명의 학생을 시작으로 미국의 50개 이상의 대학에서 6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 ISDSI 교육 과정

 

ISDSI 캠퍼스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아래 교육 과정을 따라 학습을 진행합니다.
- 현장학습 : 학생들은 교실에서 벗어나 태국 전역의 여러 지역에서 현장 학습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북부 고산족 마을에서 남부 섬 지역까지 탐험하면서 배움
- 태국어 및 문화 학습 :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태국어와 문화를 배우고, 지역 주민과 함께 생활하면 직접적인 문화 체험.
- 지속 가능한 개발 교육 :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 정치 생태학, 해안 환경 등을 학습하며, 다양한 현장 프로젝트에 참여.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지역 주민 역량을 강화(더 나아가 지역개발)하고, 미래 세대가 교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험하며, 학습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관광' 관점에서 바라보면, 방문객 체류 시간을 극강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 외부인도 신청만 하면 언제든 사용 가능한 ISDSI 시설(도서관, 운동기구, 코워킹 스페이스 등)
 

ISDSI 캠퍼스 모델을 한국 지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 대학과 협업하여, 정식 교과과정으로 설계하고, 커뮤니티를 발굴하고, 주민을 '교수'로 육성합니다.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게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려면, 수용태세 정비도 함께 진행돼야 합니다.(홈스테이, 교통 등) 해외 대학뿐만 아니라 국내 타 지역과도 교류할 수 있습니다. 청년 인구 유출과 인구 감소로 폐교위기를 맞고 잇는 지방 대학들의 대안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크 리치(MArk Ritchte, ISDSI 프로그램 개발자이자 이사)와 질의응답

 

Q. 한 한기 동안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오게 되고, 과정이 끝나고 학생들 생각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궁금하다.

A. 지속가능성, 생태, 문화에 관심 있는 모든 학생이 대상이다. 관련 전공자들도 많이 온다. 인류학, 생태학, 환경과학 전공 학생도 많이 오지만, 예술 전공 등 호기심을 가진 모든 학생이 이 과정을 선택한다. 학습상 성과도 있을 것이지만, 사람 변화라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고, 실제로 환경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되어 있는지 총체적인 지식을 얻는 것이 성과이다. 가장 중요한 학습 중 하나는 어떻게 물어보고 듣느냐를 익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배운 것을 자기의 지역사회로 돌아갔을 때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Q. 여기서 가르치는 대상이 미국 학생으로 알고 있음. 미국 커뮤니티도 여러 환경이 있어서 배울 수 있는 조건이 될 텐데, 이 태국까지 와서 배우고, 이 지역사회에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학생관점에서는 다른 사회, 다른 문화를 가게 디면 배울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자신이 다른 곳을 가지 않고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문화권에 살면 그 문화에 익숙해지고, 가려져서 내가 사람이고, 어떤 환경에 있는 지를 모를 때가 많다.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롭게 나를 아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민 관점에서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들이 묻는 것을 통해 나를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마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산악지대 주민은 소외된 사람인데, 자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게 되면 신념이 생기게 된다. 정부 관료가 와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면 변화된 주민은 여기에 거주할 수 있고, 여기를 잘 안다고 대응할 수 있다. 역량 강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런 일을 호텔 등에서 세미나를 하면서 말로만 하는데, 정말 필요한 일은 그 사람들에게 가서 스스로 무엇을 알고 있는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한 학기 과정을 하면서 여러 곳을 다닐 텐데, 방문하는 커뮤니티가 계속 바뀌는 것인지 궁금하다.

A.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에 과목이나 티칭, 방문하는 커뮤니티 등이 계속 변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학습 커리큘럼은 같아도 만난 사람은 계속 바뀐다. 농업에 대해 얘기할 때 20년 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 갔을 때의 문제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만약에 제가 마을에 들어가서 새로운 이슈가 있냐고 물으면 주민들도 새로운 것을 얘기할 수밖에 없다. 교수는 매번 업데이트해야 하는 수고가 있지만 마을의 새로운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방문하는 커뮤니티가 매년 바뀌는 것인지, 한 지역만 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A. 학생이 학교에 오면 학교 인근에서 숙소를 임대하여 사용한다. 커뮤니티는 특별한 이슈가 있으면 바꾸지 않고,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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