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보도 [세계일보]2023년 고향세 1조엔 추산…日 시골마을의 성공비결은?
  • 공감만세
  • 2024-04-18
  • 217

세계일보는 일본 고향납세 제도를 본떠 지난해 출범한 국내 ‘고향사랑기부제’ 업무를 담당하는 전국 8개 광역·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과 함께 이달 8∼11일 일본 4개 도시를 방문해 모범 사례를 엿봤다.

 

◆“민간 위탁으로 효율성 극대화 성공”
일본 고향납세는 2008년 시작됐지만 제도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것은 2012년 이후다. 기부자가 온라인 쇼핑을 하듯 답례품을 비교하면서 기부할 지자체를 고르도록 하는 민간 플랫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다. 2015년 공제 한도액이 2배로 늘어 지자체 간 답례품 경쟁에 불이 붙었고 전국 단위 기부액은 껑충 뛰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2년 고향납세 전국 기부액은 9654억엔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부액은 1조엔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되며, 향후에도 시장 규모의 확대가 유력하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기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각 지자체의 정책적 시도가 있었다. 6년간 고향납세 업무를 담당했다는 기쓰키시청의 마쓰이 히로아키는 고향세 업무 일부를 민간에 위탁 이전에는 시청 공무원 1명과 회계 직원이 고향세 전담 인력의 전부였다. 민간 플랫폼에 답례품을 게시하고 세금 공제 서류를 발행하는 데에만 하루가 갔다. 적은 인력이 일상 업무에 쫓기다 보니 신상품 기획이나 신규 사업자 발굴, 민간 플랫폼 입점 확대 등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부금은 연 1억6000만엔 정도밖에 모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기쓰키시의 지역 상사 ‘주식회사 깃토스키’가 설립되며 전기를 마련했다. 지자체가 답례품 홍보와 상품 출고, 기부자 클레임 대응 등 업무를 깃토스키에 위탁하자 민관의 역할분담이 가능해졌다. 지역 상공회·농협(JA)·은행 등이 출자해 만든 지역 밀착형 상사 깃토스키와 업무 영역을 나누자 여유가 생긴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답례품을 개발하고 더욱 많은 민간 플랫폼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이는 곧 기부금 증대로 이어졌다. 기쓰키시가 모금한 기부금은 2018년 1억6452만엔에서 2019년 4억1169만엔, 2020년 6억8692만엔, 2021년 8억2443만엔, 2022년 9억2336만엔으로 급등했다.

(중략)

◆“고향세는 지역자립력 기르는 수단”
민관 협력의 양태와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고향세 사업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지자체들마다 모두 엇비슷하다. 답례품이 고장을 전국에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 마중물이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고향세를 첫 단추로 지역 특산품을 브랜딩하고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이노우에는 “고향세는 정권이 바뀌거나 법이 바뀌면 사라질 수 있는 제도”라며 “답례품이 영원히 지역에 돈을 벌어다 줄 거라는 믿음은 버리고, 이 제도가 있는 동안 지역의 힘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고장 바깥, 특히 대도시를 상대로 상품을 팔 때 어떤 점을 중시해야 하는지, 어떻게 지역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지를 고향세 업무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며 “이런 내공이 쌓이면 지역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타무라 카즈히로 우스키시 부시장은 “한국의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 굉장한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일본도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우리와 같은 지방 도시는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세를 계기로 양국 지자체가 공통의 숙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사 전문은 '데일리안'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924547?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