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는 2009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여행자와 여행지가 공존하는 공정여행을 통해 지역의 자립과 자주, 자존을 이룰수 있도록 공정여행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이면 청소년들과 함께 공정여행을 기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경험하는 ‘청소년 여행학교’를 진행합니다.
청소년들이 여행학교에서 어떤 영향을 받아 살아가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근황을 알려드립니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준범, 박준현 참가자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준범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2학년 박준범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라오스 여행학교에 다녀왔고, 이번에는 일본 여행학교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박준현 안녕하세요. 중학교 3학년 박준현입니다.
조해송 안녕하세요. 준범, 준현 두 아들 엄마 조해송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는 거제도에서 지냈었는데요, 지금은 청주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지내고 있습니다. 거제도에서 지낼 당시 ‘아이쿱생협’ 활동하면서 공정여행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가 2017년도에 먼저 라오스 공정여행을 경험하면서 가치있는 공정여행을 아이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어 보내게 되었습니다.
▲ 일본 거리를 걷고있는 준범
Q. 이번 여름방학 ‘선입견을 넘어 공존으로, 일본 여행학교’에 다녀오고 어떻게 지냈나요?
박준범 여행 다녀오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공부를 하고 지냈어요, 곧 시험 기간이라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박준현 저는 얼마 전에 학교에서 모든 시험이 끝났어요,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려고요.(웃음)
▲ 일본 아시아 평화도서관 봉사활동 사진
"새로운 친구와 사귀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Q. 이번에 갔었던 ‘청소년 여행학교’와 그동안 갔던 여행들이 어떤 점이 달랐나요?
박준범 가족들이랑 갔던 여행은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서 놀러 가고 즐기려고 갔었는데, 이번 일본 여행학교는 체계적으로 진행된 것도 있었고, 하루 하루 일정이나 주제가 정해져 있어서 뭔가 배우는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친구들이나 사람들도 만나면서 새로운 느낌을 느낄 수 있었던 의미있는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또 자연스럽게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실은, 일본 여행을 가기 전에 친구랑 다투고 와서 고민이 있었거든요, 여행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도 조언받고, 친구들과도 얘기하면서 여행 마치고 꼭 화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다시 잘 지내고 있답니다. (웃음)
박준현 그동안 갔었던 여행은 대부분 가족이랑 갔었어요. 아무래도 서로 잘 아는 사람들끼리 가다보니까 여행한다는 느낌만 받았는데, 이번 여행은 처음 보는 친구들하고 함께 다니면서 여행한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새로운 친구와 사귀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또래 친구들이랑 버스나 숙소에서 서로의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던 게 좋았어요. 여행 마치고 나서 요즘에도 단톡방에서 서로 소식을 전하고 있어요.
▲ 피스완코 프로젝트 유기견 봉사활동에서 간식을 주고있는 준현
"그냥 시도해보는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게 생각보다 많구나를 깨달았어요"
Q. 청소년 여행학교를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점은 무엇인가요?
박준범 일본 여행에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해 봤거든요. 선생님들 권유도 있었고, 친구들이 하니까 또 같이 해보게 된 것도 있는데, 해보면서 알게 된 게 ‘처음 하는 거에 대해 두려워하기보다는 그냥 시도해 보는 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게 생각보다 많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실 한국에 제가 일본 여행 가기 전에는 개를 되게 무서워했어요. 근데 이번 여행에서 유기견 보호센터는 시설도 되게 좋고 다들 친절하다 보니까, 어쩌다 산책도 시키고 빗질도 해주고 하면서 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어요. 그 외에도 처음하는 것들을 시도해보면서 배웠던 거 같습니다.
박준현 이번 여행학교에서 부모님 없이 가는 여행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형이 있어서 의지가 많이 되기도 했지만, 뭔가 스스로 시도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한테 길 물어보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번 여행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조금 배운 것 같아요.
▲ 진세키 농촌체험에서 일본 현지 주민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있는 준현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는데, 실제 만나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Q. 일본 여행을 통해 생각이나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면?
박준범 아무래도 어릴 때는 어른들의 얘기나 아니면 역사를 통해 봐온 것처럼 뭔가 배우는 게 있다 보니, 부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행에서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은 친절했어요. 일본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긍정적으로 많이 다가왔어요. 그래서 일본에 대한 인식 자체도 굉장히 긍정적으로부터 변한 것 같습니다.
박준현 형이 얘기한 것처럼 일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어요. 학교에서는 일제 강점기나 임진왜란 같이 우리나라를 공격하고 탄압했던 역사를 많이 배워서 부정적이었는데, 실제 만나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해주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 조별 레크리에이션 (박준범)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Q. 앞으로 꿈이나 장래 희망이 있나요?
박준범 저는 꿈이 선생님이에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도와줄 때 뿌듯함을 많이 느끼거든요.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도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동생들이나 어린 친구들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스스로 배우는 것도 많았고요, 그래서 앞으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박준현 아직은 많이 놀고 싶어요. 어른들은 저보고 성격 좋다고 누군가 돌보는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아직은 별 생각은 없어요. 계속 뭔가 하다보면 하고싶은게 생기겠죠?
▲ 인터뷰 - 조해송(학부모님)과 박준현(참가자) 그리고 이두희 인솔자
"공정여행은 말 그대로 페어플레이잖아요"
Q. 청소년 여행학교를 준범이는 2번, 이번에는 형제를 같이 보내셨는데 어떤 기대를 하고 보내셨나요?
조해송 청소년 여행학교의 매력포인트랄까? 한마디로 얄밉지 않은 지구촌 시민?(웃음) 요즘 세계뉴스를 보면 관광수익이 큰 걸 알면서도 왜 관광객을 거부할까요? 그건 아마도 일방적인 여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나만 편하다면 그 나라 해변 쓰레기든 소음이든 소비든 알 바 없죠. 그런데 공정여행은 말 그대로 페어플레이잖아요?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 식당에 합리적 소비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우리 잣대로 평가나 구경이 아닌 흡수하며 알아가는 과정? 이런 우리의 노력이 그들에게도 느껴지니 항상 반기고 우리도 경우를 아는 지구시민이 되는게 아닐까 싶어요.
▲ 진세키고원 군청 방문
"직접 가서 만나고, 경험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느껴라 하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Q. 일본이라는 곳이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안좋은 관계도 많았고, 최근 다양한 부정적인 이슈가 있는데, 여행학교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조해송 그러게요. 저는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동물원도 싫었고 서커스도 불편했거든요. 학대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에도 돌고래 쇼나 이런 것도 안 보여주려고 했왔는데, 아이를 키워가면서 '나만의 선입견으로 아이를 답습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저도 일본 드라마와 애니 좋아합니다. (웃음)
일본이 우리나라와 이전과 같은 그런 비극과 아픔이 없었다면, 참 우호적으로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또 그 정치와 시민은 별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건 우리 기성세대의 생각일 뿐이고 지금 세대인 자라나는 아이들은 “직접 가서 만나보고, 경험해 보고, 너희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느껴라.”하는 마음으로 일본 여행학교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 아시아 평화도서관에서 한국 책을 고르고 있는 준범
"그 어떤 명강의보다 스스로 느끼고 깨우치다니. 이거면 됐다. 했죠"
Q. 청소년 여행학교를 다녀와서 아이들의 변화가 있었나요?
조해송 아이들을 두 번 보냈으니 적어도 두가지 이상이 있겠죠?(웃음) 제가 무척 놀랐던 건 첫째 준범이가 초등학생때 겨울방학 라오스 여행학교를 보냈는데, 다녀온 후 스스로 시립도서관에서 ‘게을러서 가난한게 아니야’란 책을 대여해와서 읽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제가 보기엔 라오스 사람들이 다 착한데 사는게 넉넉해보이지 않았어요. 게을러보이지도 않았고, 그래서 계속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니 관세 문제 등도 있데요.” 하더라구요. 속으로 “와~~ 그 어떤 명강의보다 스스로 느끼고 깨우치다니.이거면 됐다”했죠.
두번째는 준범이는 고등학교 2학년, 준현이는 중학교 3학년, 이번에 일본으로 보낸 후였어요. 준범이가 2018년 라오스에서 막둥이로 귀여움 받았다면, 2023년 일본에선 큰 형으로서 잘 챙기고 이끌어가는 모습도 좋았고 무엇보다. 두 녀석이 집에서는 여느 형제처럼 톰과 제리처럼 티격태격인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함께 다녀와서는 여러 친구들 속에서 각자의 장점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모습이었어요. 각자 본인 스스로가 ‘해냈다’란 자부심과. ‘상대도 해냈군’이란 서로 인정하는 모습이 엄마로서 가장 뿌듯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