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관광포럼 제16회 월례포럼] 지속가능관광을 위한 특별관리지역 지표개발의 의의
일시_2023. 4. 26.(수) 10:00~11:20
글/사진_이창원 코디네이터
편집_오민정 연구원
월례포럼 웹자보
지난 4월 26일 진행된 월례포럼은 "지속가능관광을 위한 특별관리지역 지표개발의 의의"를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북촌한옥마을'을 아시나요? 당시 인기프로그램 1박 2일에 소개되며 관광지로 발돋움한 북촌은 유명세에 힘입어 몰린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 발생 등 주민 정주환경의 악화로 관광지의 이면이 드러난 사례입니다.
북촌이 위치한 종로구는 당시 과잉관광으로 인한 민원 발생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했지만, 상위법 근거 부재로 강제성이 없어 지자체 차원 관리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종로구는 <특별관리지역 지정 진단지표 개발 연구용역(2021)>을 통해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와 함께 지표를 개발합니다.
해당 연구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던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심창섭 교수의 발제를 통해 해당 지표를 만들게 된 스토리와 지표의 활용방안 등 지표개발의 의의를 본 포럼에서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관광의 일상화, 일상의 관광화
"전통적인 관광지뿐만 아니라, 주변 일상 모든 것이 관광화되는 현상"을 짚은 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관련 연구로는 최초로 진행된 <주거지역 관광명소 주민피해 실태조사(2017)>의 실무책임을 맡기도 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종로구 일대의 관광객이 집중된 주거밀집 지역 세 군데(북촌한옥마을, 이화마을, 세종마을)를 대상으로, 지역 분석 및 주민피해 현황의 심층조사를 통한 피해유형별 개선 대책을 도출하는 선행적 연구였습니다.
과잉관광의 일반적 판단 기준을 '관광수용력의 초과 여부'로 설명하면서도 "관광수용력은 지역주민의 관점도 포함하지만, 관광객의 관광만족도 또한 저하되지 않아야 함"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례로, 이화마을은 공공디자인을 통해 포토스팟으로 자리매김한 '벽화 계단'이 존재했었는데, 많은 관광객의 방문으로 인해 화가 난 거주민이 페인트를 직접 구매해 벽화를 지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과잉관광에서 더욱 심화한 '반 관광(Anti-Tourism)', '관광 혐오(Toursim-Phobia)'는 지역 내 거주민의 모든 불편사항이 관광으로 환원되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발표자료
북촌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방안 마련
2018년 7월, 종로구는 과잉관광 대응을 위해 <북촌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한 8대 대책>을 추진합니다. ①마을방문시간 제한, ②단체관광객 현장안내 지원, ③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특별단속, ④집중청소구역 지정, ⑤개방 화장실 확대, ⑥관광객 금지행위 예방, ⑦관광가이드 사전 교육, ⑧주민관리인력양성 등 자치구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하지만, 지자체 차원의 추진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관광객을 제한하는 것이 말은 쉽지만 자치구 차원의 조례를 가지고 여러 이해관계자(지역주민과 상인 등)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대책의 지속 추진을 위한 상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종로구는 2019년에 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문체부 건의를 통해 '관광진흥법' 일부개정안이 발의·통과됨으로써 <제48조의 3(지속가능한 관광활성화)> 조문이 신설됨에 따른 '특별관리지역' 법제화를 이룹니다.
발표자료
특별관리지역 진단지표 개발 연구의 배경
상위법 근거가 만들어지며 종로구는 다음 단계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종로구의 특별관리지역은 ①어떤 기준으로 심각성을 판단하고, ②어떤 방식으로 지정하며, ③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요. 왜냐하면 "특별관리지역의 지정 요건, 절차 등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라고 법률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종로구는 지역 내 과잉관광이 발생한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관리지역 지정'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설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하였고, 유사용역 추진 사례가 있는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가 맡게 됩니다.
과잉관광 판단을 위한 지표 설정 과정
사전적 의미로 "방향이나 목적, 기준 따위를 나타내는 표지"의 '지표'는 과잉관광 판단 기준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용역 착수 후 내부에서는 가정을 통해 20여 개의 예비지표(관광객 수, 혼잡도, 전입-전출자 수, 민원 발생 수, 재방문 희망률, 거주민 인식 등)를 구성하였습니다. 예비지표는 "과잉관광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인가?"의 여부가 중요하기에, 대상지역 현장 조사 및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적합지표'와 '부적합지표'를 가르면서 최종 지표를 채택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심 교수는 "너무 많고 복잡한 지표로 인해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모형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일반인 수준에서 이해가 가능하게끔 초대한 단순화 시켜서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발표자료
마무리하며,
심 교수는 "특별관리지역 지정 제도는 용어 자체가 관광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 소지가 있다."고 말하며, "지자체는 '규제' 중심이 아닌, 특별관리지역 지정에 따른 주민의 '혜택'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함"을 당부했습니다. 해당 조문은 '관광진흥법' 내에 있으며, 말 그대로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법률'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목받는 '관계인구'나 '지방소멸'과 '관광'의 개념을 적용한 '방문자 경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리 삶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한 관광은, 앞으로 관광객과 거주민 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며 나아갈 것 인지를 고민 할 때"라 말하면서, "거주민이 관광객을 환영하는 관광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과잉관광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도 함께 해결될 것" 이라 전망하면서 본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