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양구 DMO] 외국인 시선으로 보는 양구 ③ : 새로운 경험과 그리움이 어우러진 양구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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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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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시선으로 보는 양구 ③ : 새로운 경험과 그리움이 어우러진 양구 생활

 

 

 

 

글/사진_디노라 코디네이터

편집_오민정 연구원

 

 

 

안녕하세요. 양구에서 인사 드리는디노라(다래) 코디네이터입니다.

어느덧 양구에서의 워크에이션 경험이 2달째 되었습니다. 양구에 살면 살수록 양구의 다양한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새롭게 느낀 점들을 차근차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정말 뿌듯했던 경험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1. 한국 땅에 나무를 심다!

 처음 참여한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국 땅은 저에게 수많은 배움의 기회, 행복한 추억, 좋은 친구들을 선물해 준 곳입니다. 저는 항상 한국에서 받기만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나무를 몇 그루 심으며 제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달하고 보답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흙냄새를 맡으니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집 앞 마당에 과일나무를 함께 심었던 기억이 떠올라, 그 때로 돌아간 것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이 느껴져 행복했습니다. 마음속에서 조용하게 '양구야, 고마워!'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제78회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 양구군
 
 
 
 
 

2. LED 빛으로 비춰진 우리 집, 양구 주민들의 따뜻한 배려에 녹아든 하루

 양구 백토마을 공방 조은미 작가는 「양구 피플 로드 책」에서는 양구 생활에 대해 '양구에 오니 꽉 찬 느낌이다.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다. 그런데 조금만 포기하면 의외로 얻는 게 많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서울에서 양구로 파견 나와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았지만, 새롭게 발견한 것도 많더라구요. 그중에서 양구 주민들께 감사함을 느낀 경험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언젠가 저희 집에 전등에 불이 나가, 전구를 교체해도 불이 켜지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인선 팀장과 문화복지센터 김영일 주무관, 시설 정비 생활민원 기동 처리반 전현용 주무관과 현중곤 주무관이 같이 오셔서 집의 모든 형광등을 LED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환하게 빛나는 집이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과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가까워지고, 한 번 더 양구 주민들에게 감사함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

 

 

 

 

누쿠스 지역. 우즈베키스탄

 

 

 

 

3. 양구살이 2달째, 떠오르는 고향 생각

 양구에 온 뒤 제가 고향 생각을 꽤 자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구 생활이 힘들어서도, 고향이 그리워서도 아닙니다. 양구는 우즈벡과 비슷하지는 않지만 제 고향인 누쿠스와는 은근히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달 동안 양구 주민들의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고향에서 느낀 비슷한 문제점들을 찾아냈습니다.

1) 길거리에 사람이 적고 조용하며, 도로에 차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누쿠스의 최근 인구는 2023년 기준으로 258,100명인데, 양구보다 인구는 많지만 면적 대비 인구 밀도가 낮아서 적게 느껴집니다. 

2) 주택이 많고 강아지를 대부분 밖에서 기른다는 점입니다. 도로와 집 간격이 너무 가까워 강아지들이 자기 집 영역을 지키려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곤 합니다.

 저는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공포증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묶여 있지 않거나 주인이 없는 강아지에게는 다가가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 어느 겨울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강아지가 길을 못 지나가게 공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은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부모님께 와달라고 연락도 못하고 같이 지나가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얼음처럼 서 있었습니다. 너무 무섭고 추웠고, 사실 그날 울기만 해서 집에 어떻게 도착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ㅎ 강아지가 집에 들어간 순간 뛰어갔는지, 아니면 마침내 누군가가 와서 같이 지나갔는지... 양구에서는 다행히 멍멍이 친구들이 묶여있어 다행 중에 다행인 것 같습니다ㅎㅎ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저만 보면 짖는 강아지 집 앞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더 말하자면, 한국에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밖에 강아지가 아니라 고양이들이 돌아다닌다는 점이었습니다. 등하굣길이 힘들었던 저에게 한국 길거리에 강아지가 없는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요. 버스터미널 쪽으로 가는 길에 어느 집 강아지가 저만 보면 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에피소드가 생각난 건지도 모릅니다 :)

 
 
 
 
  

상무룡 출렁다리. 양구군

 

 

 

 비슷하면서도 다른 양구와 제 고향 누쿠스 간에는 차이점도 분명히 느껴집니다. 양구 주민들과 대화 중에, 서로 '양구가 사라질까?'라는 질문을 하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고향의 문제점을 들어내고 토론하며 해결책을 고민하는 양구 주민들의 모습은 존경스럽기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제 의견을 말할 수는 없었지만, 양구를 소중히 여기고 다양한 방안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양구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민족은 괜히 부지런한 것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또한, 제 고향 누쿠스도 지역을 위해 함께 애써주는 사람들이 많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부족한 제 글이 여러분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내가 느낀 양구의 매력이 관광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자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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