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관광포럼 제10회 월례포럼
‘지역을 살리는 고향사랑기부제 3’
세션1 : 고향납세로 증가하는 청년의 지역 이주
발제 : 스도 에리카(‘가시즈쿠’ 대표, 지역이주 청년)
도쿄 시내에서 거주하던 스도 에리카 씨는 일본 총무성 ‘지역부흥협력대’에 지원해 홋카이도 아카이가와 마을에서 3년간 활동했다. 활동 중 아카이가와 마을의 특산물인 아스파라거스를 고향납세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업무를 지원했으며 활동이 끝난 후에도 계속 남아 현재는 아카이가와의 특산물 온라인 스토어 ‘가시즈쿠’를 운영 중이다. 홋카이도 안에서도 아카이가와 마을은 안개가 심하고 겨울에 눈이 2미터에 이를 정도로 쌓이는 인구 천명의 한계집락이다. 봄에 눈이 녹기 시작하면 아스파라거스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고장의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프랑스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일본에서 고향납세 답례품으로 인기가 높은 품목은 1위 고기, 2위 생선, 3위 과일 순이지만 아카이가와 마을은 이러한 인기 높은 답례품은 나지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향납세 답례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해당 지역에서 뭐가 가장 많이 나고, 어떤 사람을 타깃으로 홍보를 해야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일본 고향납세는 특히 11월 12월에 전체 기부금의 50%가 몰린다고 한다.(연말정산 세액공제 때문에) 따라서 이때를 대비해 아스파라거스 답례품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 겨울 동안 사전 예약을 접수 후 다음 해 아스파라거스 생산량을 파악해 얼마나 심어야 할지 가늠한다고 한다. 이것은 지난 6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다.
스도 에리카씨는 기부금 사용처와 관련해 우선은 기부자에게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확히 전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후 아카이가와 마을의 예를 소개했다.
::아카이가와 기부금 사용처
1. 육아 환경 지원
지역 내 초중교 급식 무상화
지역 내 중학교까지 의료비 무료
보육비 무상화
중학생 전원 호주 국제교류
2. 아름다운 마을 조성 지원
‘아름다운 마을 연합’ 가입 사업
3. 고령자 건강 지원 사업
고령자들이 스스로 제설 작업을 하지 않도록 지원
4. 신규 취농 지원
신규 취농자를 위한 지원으로 작년 기준 23명이 남아 계속 농업에 종사 중
내년 봄 기준, 신규 취농 희망자는 총 5명 신청
::아카이가와 후루사토초이스 GCF 프로젝트
사라진 마을버스 노선을 되살리기 위해 500만엔을 기부액으로 설정해 진행.
목표 금액 100% 달성. 총 300명에 달하는 기부자 덕분에 무라버스를 마련.
지역 내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고교생들이 마을버스 덕분에 통학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아카이가와는 기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GCF한정 답례품을 기획해 지역 특산물 생산자와 콜라보 형식으로 선물 꾸러미를 제작했다. 또한 버스에는 기부자의 이름을 하나씩 새긴 후 정성이 담긴 선물까지 함께 증정했다고 한다. 이처럼 아카이가와는 ‘마을 밖에서도 우리 동네 주민을 만들자!’는 슬로건으로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가진 관계인구를 늘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5,000만엔 규모의 기부금이 현재는 4억엔으로 증가했으며 그중 40%가 매년 재기부(리피터)를 한다고 한다.
아카이가와 주민은 기부자를 아카이가와에 초대해 생산 현장을 직접 보게 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답례품을 보내는 것으로 관계를 끝내는 게 아니라 직접 초대해서 생산현장의 모습을 공개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아카이가와 마을에 애착이 형성되도록 한다. 이것이 지속적으로 아카이가와에 기부를 하게끔 만드는 동력이 됐다. 아카이가와 마을 고향납세의 성공은 담당자만 노력하지 않고 마을 주민이 함께 이룬 것이다. 실제로 인구 천명 마을에서 100명이 모여 기부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달하기 위해 단체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인구 과소화 지역에서 10%가 모였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스도 에리카는 ‘당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당신이 멀리 있어도, 연결고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번에 몇십억의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집중하는 것보다는 지역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기부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올 수 있게 활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의 응답
기부금의 기부처 결정을 위해 마을 주민과 특별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교감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 소통했는지?
-제가 6년 전에 이곳으로 왔을 때 이미 결정된 항목이 있었다. 다만, 제가 오고 나선 크게 바뀐 건 기부금액이 증가하자 항목을 더욱 세분화했다는 것이다.
아스파라거스를 답례품으로 납품하기 위해 특별히 기울인 노력이 있다면?
-일단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농작물은 출하량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에서도 생산자에게 이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요가 많은 것들 중에서 답례품으로 보낼 수 있는 생산량이 보장된 품목으로 결정한다.
일본은 민간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는지?
-현재는 ‘후루사토초이스’를 메인으로 하면서 ANA고향납세 사이트를 이용한다. 고향납세도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사이트랑 비슷해 빠른 배송을 내세워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농산물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기부자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기부자의 40%가 재기부자라고 했는데 그중에서 이주해서 정착까지 한 사람이 있었나?
-아직까지 완전히 정착해 정주하는 사람은 없지만, 별장을 알아보거나 살아보고 싶다는 사람은 많다.
답례품 선정은 농축산물로 한정하고 있는지 선정할 때 어떤 주체가 선정하는지
-농축산물뿐 아니라 호텔 숙박권이나 농촌 체험권도 있다. 답례품 선정은 지자체에서 담당한다. 하지만 답례품을 공급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사업하는 업체로 한정한다.
세션2: 한옥스테이가 로컬여행의 중심지로
권오상(공주 청년마을 자유도 및 퍼즐랩 대표/커뮤니티 디자이너)
권오상 대표는 원래 경기도관광공사에서 15년 동안 지역관광 활성화 업무를 담당했었다. 주업무는 해외마케팅. 경기도 일원의 숙소와 식당을 연결해 해외여행사(인바운드) 프로모션을 지원해 왔다. 그러던 중 공주 구도심에서 빈 한옥을 발견하고 덜컥 구입했다고 한다. 그런데 1960년에 지어진 구옥이라 리모델링의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바비큐는 물론 취사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주변 식당과 편의시설을 적극 연결할 수밖에 없었다. 호텔로 치면 방을 제외한 모든 편의 기능을 마을자원 활용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권오상 대표가 말하는 새로운 일상에 머무르는 ‘마을스테이’의 시작이다.
권대표는 처음 4년은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펼치다가 법인 전환 후 현재 3년째 일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스테이’란 브랜드로 상표등록도 마쳤다. 관광벤처로 선정됐으며 중기부 로컬크리에이터 선정과 더불어 행안부 청년마을까지 선정된 기염을 토했다. 한마디로 마을 소상인과 함께 운영하는 마을호텔 브랜드 ‘마을스테이’의 의미가 남다른 지점은 마을 내 존재하는 숙박, 음식점, 카페, 갤러리 등의 개별 공간이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일관적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을 맞이하는 형태의 통합적 체류 경험의 장으로 변신해 제공하는 데 있다.
특히 인구 10만의 공주는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이 있으며, 구도심이 보존된 지역이라 유럽 소도시처럼 도보 여행에 좋은 곳이다. 이런 환경을 권대표는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다시 말해 마을 단위 인바운드 여행사 호스피텔리티 그룹인 것이다.
::퍼즐랩의 주요 활동
1. 유휴공간재생 기획 및 운영
숙소(봉황재 한옥 게스트하우스/버드나무빌 등)
공유오피스
F&B
전시/팝업 공간
2. 관광콘텐츠 제작
마을안내서 제작
마을 굿즈 제작
마을기반 SNS 운영
마을체험 프로그램 개발
3. 마을투어/행사 기획 및 운영
마을투어 진행
마을생활 설명회 진행
마을 기반 MICE 운영(로컬/청년/마을관광/사회적경제 관련 포럼 기획 및 진행)
공간 기획/관광 세미나 기획 및 진행
로컬살롱 등 네트워크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4. 운영자 역량 강화 교육
지역주민 역량 강화
관광/공간 기획 워크숍
지역기반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컨설팅
권대표는 “퍼즐랩의 운영체계나 노하우를 다른 지역에 이식하겠다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주민 주체나 청년 이주민들이 저희와 비슷한 방식으로 지역을 바라보고 문제를 설정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퍼즐랩은 이러한 지역 문제나 지역커뮤니티 빌드 외주 작업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직영 공간
2018년 1개 공간 ---> 2022년 현재 8개 공간
::고용 35명
자사 및 지역 내 협력파트너사 신규고용 창출
::방문자 수
마을투어 연 80회
연간 숙박객 3000명
청년체류프로그램(청년마을만들기) 600명
퍼즐랩의 사업은 체류 비즈니스가 본질이다. 지역 주민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를 퍼즐랩이 설계한다. 게스트하우스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지역과 방문객이 관계 맺는 경로를 기획하는 게 중요하다. 퍼즐랩 매출의 3.3배에 이르는 돈이 지역 내 소비가 된다고 한다. 지역기반 협업체계를 구축해 이른바 ‘공주콜렉티브’ 공동체를 조직한 퍼즐랩이 있었기에 가능한 수치라 할 수 있다.
::질의 응답
대표님께서 공간을 기획할 때 이런 방향이 잘 됐다 또는 이런 방향으로 준비하고 싶다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재 퍼즐랩이 직영하는 공간 4곳은 숙박시설이고, 나머지 4곳은 회의실이나 교육장인데 우리의 전략은 빠른 시간 안에 최소의 비용으로 해당 기능만 갖춘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다 나중에 더 전문적 단체가 나타나면 공간을 양도하거나 협업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이처럼 최소한의 비용으로 지역사회에 필요 공간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일해왔다.
공주의 사례와 고향사랑기부제는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저도 그 지점을 고민 중이다. 일본 사례를 보더라도 지역민의 진정성이 깃든 특산물이 대부분인데 우리는 생산자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좋은 생산자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답례품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은 고려하고 있다. 덧붙여 청년마을 같은 체류형 프로그램을 거쳐 지역에 정착한 청년 중에서 누군가 고향사랑기부제 영역에서 활약할 친구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이다.
지역관광도 지역답례품으로 선정할 수 있지 않나요?
당연히 가능하다. 다만 일본 고향납세 플랫폼처럼 우리도 관광상품을 고향사랑기부제 플랫폼에 담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숙박 바우처를 답례품으로 선정하더라도 발급 후 1년 안에 사용하는 구조라 객실 운영 계획을 세밀하게 짜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공주에 정착한 지 얼마나 됐나?
제가 온 지는 4년이고 두 세팀 정도가 3년 정도 됐다. 최근에 이주하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점점 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단지 내가 운이 좋은 데 있다고 생각한다.
::토론 요약
(김대호 위원) 고향사랑기부제를 안착시키기 위해서 로컬 청년의 역할보다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서 로컬 청년을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지역에서 청년에게 가장 중요한 게 일자리 문제를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결해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권오상 대표)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를 통해서 실제로 20명이 정착하거나 관계인구로 발전하는 성과를 냈다. 그런데 청년을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청년에게 너희가 고향사랑기부제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이 지역을 관찰하거나 옵저버의 영역에서 최대한 체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중요하다. 바로 이주하기보다는 지역민들이 하지 않고 있는 영역(빈틈)을 메꾸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게 좋다.
이주를 희망하는 청년에게 항상 “당장 창업하지 말라. 지역에 바로 이주할 필요 없다. 때때로 오면서 유예기간을 갖는 게 좋다”는 말을 해준다. 청년 이주에 목말라 하는 지자체는 청년이 오면 일단 일을 시키려고 하기에 성급한 판단으로 이주하면 장기적으로 정착에 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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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와 한옥, 우리 마을 매력에 푹 빠져보세요” (이로운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