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공정관광 교육과정 in 강원도 평화지역 1차시]
코로나19 이후의 관광 : 남이 힘들다고 나까지 힘들 이유는 없다
-글,사진_연구개발전담부서 이정훈 연구원
“야구는 원래 잘하던 사람이 잘해.”
한 프로야구 선수가 후배에게 남긴 이 조언은, 시즌 초반에 심각한 부진을 겪다가도 시즌 이후 정작 기록을 살펴보면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선수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는 후일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하지만, 그걸 이겨내려면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경쟁자들을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재능만이 아니라 연구와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2021년 9월 9일에 진행된 “사회적경제 공정관광 교육과정 in 강원도 평화지역” 제1차시 강연에서 사회적기업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가 논한 내용도 비슷했습니다. 굳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어도 여행업계는 원래부터 어려움을 맞이할 것이었으며, 그 속에서 시의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업체만이 준수한 업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죠.
팬데믹 이후 R여행사는 국내 여행수요가 증가할 것을 내다보고 렌터카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 큰 성과를 올렸습니다. 국내 2대 FSC들은 대형 물류 장비인 항공기를 보유했다는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해 여객운수업자에서 화물운수업자로 변신하여 성공을 거두었죠. 모두 앞에서 말한 ‘시의적절한 판단과 그것의 실천’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껴졌습니다.
본 강의는 팬데믹 이후의 관광이 어떠한 트렌드를 띨 것인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살기 좋은 곳이 여행하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경향이 확대된다는데, 그 배경에는 먼 곳까지 나가기 어려워진 팬데믹 시대의 현실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받아들여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강의에서 특히 주목했던 부분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여행업계의 미래에 관한 설명이었습니다. 온라인 여행 에이전시(OTA)의 발달이 가져다준 여행 정보 평준화는 여행사가 갖고 있던 정보력의 독점적 행사를 무력화시켰습니다. 여행지 관련 정보에 한해서라면 여행자가 사업자에게 의지할 이유가 크게 줄어들었죠. 모두가 아는 수준이 별로 다르지 않으니까요. 강의를 통하여, 사업자는 여행 목적지보다 여행자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과 연구에 매진하지 않으면 여행자의 마음을 살 수 없음을 실감했습니다.
이번 강의는 바로 그 ‘마음’을 사는 방법의 사례를 다수 소개했다는 점에서도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일본 나가사키현 고토시의 사례처럼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비영리단체가 연계하여 여행자들의 자녀를 일시 보호해주는 서비스의 경우, 여행자가 겪는 불편에서 파생 사업의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여행업계 동향 파악이라는 당초의 목적 외에도, 이번 강의는 모두가 힘들다고 해서 나까지 같이 힘들 이유는 없음을 알게 해준 계기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한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