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제로웨이스트 여행] 작지만 확실한 변화①
글, 사진_ 허민지 코디네이터
먹구름 가득 낀 토요일(05/01).
성수역에 나와 지구의 건강을 걱정하는 우리가 모였습니다.
지난해 야심차게 준비한 태국 채식로드가 코로나19로 인해 좌절된 후, 공감만세는 국내판 채식로드를 구상했습니다. 때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2020 관광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 도움을 받아 우리는 ‘채식&제로웨이스트 여행’을 기획했습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크라우드 펀딩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국내 여행이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일이 다가오고.. 확진자 수가 치솟더니 정부 방역지침도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습니다. 그렇게 이 여행은 무기한 연기됐고, 신청자 대부분이 여행불참 의사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여행 예정일로부터 4개월이 지난 후에도 끝까지 여행을 기다린 이들이 있었습니다.
차마 이들을 외면하고 여행을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 해보자!
그렇게 5월이 시작하는 날 오전, 우리의 여행도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모이기까지 정말 길고 고된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여러분이 더 반가워요.”
오늘 여행자는 단 4명.
친구들과 여행 가는듯한 설렘과 반드시 이 여행을 좋은 기억으로 남기겠다는 책임감을 안고 첫 방문지 비건 카페 ‘쿠소이’로 향했습니다.
쿠소이는 직접 생산한 두유와 두부로 음료와 디저트를 만듭니다.
동물성 버터나 계란 등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옵션 음료/디저트가 메뉴의 주를 이룹니다.
참가자들 잔에 담긴 두유가 어쩐지 쉽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알던 고소하고 달달한 두유와는 달리 맹한 맛이 나는 REAL(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두유의 맛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여태까지 우리가 마시던 두유는 진짜 두유가 아니었어?” 신선한 충격에 빠집니다.
쿠소이 대표에게 직접 카페 소개를 들었습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는데, 역시나 공간디자이너들이 모여 만든 곳이라고 합니다.
청년들이 건강한 음식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핫플’ 성수에 카페를 세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도 고민합니다. 매장 내에서는 다회용 컵을 이용하고, 아이스팩 대신 얼린 비지를 이용합니다.
“원래 불편을 감수하고도 두유를 유리병에 담아 판매했는데, 유리병 수거 업체가 빈 병을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죠.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재사용하기에는 위생적인 문제가 발생하고요.”
친환경적 운영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길인 듯 합니다.
이어서 ‘환대’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환경을 위한 대화’의 줄임말입니다. 여행의 첫 일정이니 참가자들을 환대(換代)한다는 뜻도 담겨있어요.
조금 더 풍성한 대화를 위해 (사)소비자기후행동 김은정 대표를 초빙했습니다. 이전까지 환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경험을 나눴습니다.
“의식적으로 샤워시간을 줄이고 있어요. 한달간 지인들과 제로웨이스트 챌린지를 했어요.”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김은정 대표는 환경 단체가 아닌 ‘시민 단체’로서 소비자기후행동의 고민과 활동을 전했습니다. 후원금보다도 함께 목소리를 내줄 사람들이 더 간절하다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도록! 우리도 '좋아요'로 목소리를 더할 것을 약속합니다. :)
▶ [채식&제로웨이스트 여행] 작지만 확실한 변화② 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