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기획글] 당신에게 ‘공정여행’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3탄)
  • 공감만세
  •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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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 당신에게 공정여행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3탄)

 

 글/사진_허민지 코디네이터

 

 

"공정여행은 거창하지 않다."

 

공정여행을 시작한 건 꽤 오래전부터입니다. 어느새 거대자본에 점령되어 제 색깔을 잃어가는 제주의 모습을 인식한 순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을 알기도 전이었습니다.

 

푸른 제주를 좋아합니다. 푸른 나무와 적갈색 흙의 대조가 인상적인 비자림을 걷다보면 숲의 정령이라도 된 듯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름 햇살이 일렁이는 맑은 바닷물도, 파도가 부서지는 겨울바다도 아름답습니다. 서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낮은 집과 돌담이 만드는 이색적인 풍경은 해외여행이라도 온 것 같이 들뜨게 합니다. 제주의 매력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주를 방문할 때마다 못 보던 프랜차이즈 매장, 테마파크, 대형 리조트 등이 생겨났습니다. 거대 자본이 유입된 결과죠. 이것들이 들어서면서 제가 좋아하던 식당이 문을 닫거나 매장 이전을 하고, 산책이나 드라이브를 할 때 바라보는 풍경이 변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주의 매력을 갉아먹는 곳들에 절대 내 돈을 쓰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제주 도민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잠을 자고 도민의 음식을 먹고 도민이 즐기는 것들을 따라했습니다. 이것이 제 공정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 “중국 자본 낀 제주 관광개발, 수년간 흉물 방치 수두룩”

 

관광을 공부하면서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엔 공정이라는 말 때문인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여행의 형태라기보다는 일종의 운동/캠페인이라고 인식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결국 공정여행은 제가 추구하는 여행과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본과 무분별한 관광객의 유입이 여행지와 주민에 피해를 입힌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일치했습니다.

▶관련기사 : 돈은 중국으로 가고, 제주엔 한숨만 쌓여 

 

첫인상이 형성한 벽 같은 것이 허물어지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더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찾아보고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지에서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의식적으로 줄여보는 정도였죠. 그렇게 거창하고 대단한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변화는 이런 작은 실천이 모여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공감만세에 입사한 후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거나 개인으로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공정여행 방식들을 알게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필리핀 이푸가오주의 계단식논 밟기 같은 것들이죠.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여행을 설계하는 것이 공감만세의 역할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여행을 기획하고 여러분과 함께 여행할 제 역할이기도 하지요! 

 

여러분과 함께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때까지 여행자와 지역민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여행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부담은 내려놓고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