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연수원 학습연구년] 강원도에서 찾은 지속 가능성과 미래교육
글/사진_여행사업팀 이두희 코디네이터
어느덧 단풍이 온 산을 뒤덮는 가을이 왔다. 사람들은 화려하게 수놓인 가을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아름다운 산을 찾지만, 우리는 조금 특별한 여행을 위해 강원도를 방문했다. 대전교육연수원에서 더 나은 미래 교육을 위해 학습연구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선생님들과 강원도 정선, 강릉, 속초로 죽어가는 지역을 관광으로 다시 살리는 지역재생사업의 현장을 방문하였다.
고한 18번가 마을호텔
‘이 건물에서 주무시고, 옆에 카페에서 조식을 드립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에 위치한 ‘18번가 마을호텔’은 석탄합리와 정책에 의해 쇠퇴한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지역주민이 주도하여 만든 마을공동체이다. 마을기존의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빈집들을 활용하여 숙박시설을 만들고, 주변 카페와 식당들과 협력하여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처럼 운영하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어둡고 조용한 마을에서 사람들이 찾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마을 곳곳에 화단을 가꾸어 사람들이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고,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골목길 정원 박람회’를 개최하여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 ‘우리 마을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외치고 있다. COVID-19로 인해 ‘골목길 정원 박람회’는 개최되지 않았지만, 마을 어르신들이 그동안 마을을 꾸미기 위해 갈고닦은 ‘LED 야생화 만들기’를 체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삼탄 아트 마인 (Samtan Art Mine)
해발 800m에서 사람의 컨디션이 가장 좋습니다. 150개국에서 수집된 10만 여점의 예술품들과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는 삼탄 아트 마인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죽어가는 삼척탄좌 시설을 문화예술 단지로 되살린 지역 재생 사례이다. 지금은 예술품들이 전시 되어 있지만, 건물 앞에 보이는 '아빠! 오늘도 무사히’라는 간판에서 그 옛날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힘겹게 일하신 아버지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
우리의 여행은 ‘속도전’이었다. 짧은 시간에 한 곳이라도 더 보고 와야 여행을 ‘잘’ 한 것 같았다. 그 옛날 칭기즈칸이 몽골제국의 땅을 넓혀 가듯, 아침 일찍 호텔을 출발해 저녁 늦게 다음 숙소에 들어가기 전까지 멈추지 않고 새로운 곳을 찾아 해매고 다녔다.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은 그동안 속도에 지친 여행자들에게 여유를 안겨주는 곳이다. ‘자동차를 타면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지만, 걸어가면 주변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에서 활동하시는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차분히 걸으며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를 맡으며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차분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교실에서, 사무실에서 컴퓨터화면과 온갖 서류, 책으로 인해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과 지역식당이 만나 탄생한 ‘솔찬도시락’은 지역 특산물이 가득 담긴 친환경 도시락이다. 솔찬도시락을 먹으며 그동안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유명한 관광지를 한곳이라도 더 가기 위한 여행만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강릉 공정여행은 지금까지 "어디에 갈 것인가?' 만을 고민하던 여행에서 벗어나 "무엇 때문에 갈 것인가?' 를 고민하는 새로운 여행이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을 찾아다니고,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는 여유로운 여행을 다녀오면서, 지금까지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내 인생의 목적지를 성찰해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