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혁신로드 연수 관찰기] 뜨꺼웠던 연수 현장
글_노진호 여행사업이사 / 사진_이청아 정책연수팀 코디네이터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서울혁신로드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하지만 꼭 현장을 봐야하는 경우에는 5~10인 미만으로 대면 연수를 진행한다. 직접 맡은 사업은 아니지만 옆에서 정책연수팀이 준비하는 과정과 꾸준히 올라오는 후기를 보면 뿌듯할 때가 많다.
9월 10일, 대덕구청 경제정책과에서 '지역상권 활성화'를 주제로 오승훈 서울시 지역상권활력센터장님과 '우리가게 전담예술가',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사업을 오랫동안 진행해온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님을 방문했다. 연수가 끝나고 대덕구청 경제정책과 전효진 경제팀장님의 뜨거운(?) 후기와 그에 답하는 정지연 대표님의 또 다른 뜨거운(?) 후기에 우리가 서울혁신로드를 진행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그 뜨거운(?) 두 개의 후기를 공유한다.
<서울시 만큼이라도...>
오랜만에 서울 출장을 갔다왔다. 지역상권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정책을 배우고자.
토론도 하고 정책현장도 방문하고... 생활상권은 누가 어떻게 살려가야 하는지? 자치단체는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지?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 속에서도 동네가게가 살려면?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멀리 볼 줄 알려면?
배움 뒤엔 늘 고단함이 따른다. 지역적 특성과 여건이 다르기에... 서울시의 자치구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아낌없는 투자, 광역-기초 자치단체 간의 역할분담과 협력, 잘 하는 건 더 잘하게, 모자란 건 채워주는 관계... 질투보단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정책연수 프로그램 "서울 혁신로드"를 운영하는 자체가 급이 다름을 느끼게 한다. 서울시 만큼이라도... 내가 몸 담은 조직이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하니, 모두가 웃는다. 포부가 너무 커서 그런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 일을 변화시키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지역상권을 살리는 일 또한 시간이 해결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내일,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이는 수밖에...
- 전효진 대덕구청 경제정책과 경제팀장
공감만세의 <서울혁신로드> 프로그램을 통해 대덕구청 분들께 <중구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현장을 소개해 드렸다. 저녁에 대덕구청의 팀장님이 쓰신 글을 보고 오랜만에 '그래 이런 공무원들도 있었지..' 라는 생각을 하며 잊었던 어떤 의지가 되살아 났다.
<우리가게 전담예술가> 3년,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컨설팅과 3개 자치구 사업을 하는 지난 5년 동안.. 2억원 남짓의 예산이 25억까지 늘어나는 과정을 함께 했다. 예술가가 소상공인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그게 당당하게 예술가의 수입으로 연결된다는 게 나에게 무척 중요하고 감동적인 일이었다. 또한 서울시 소상공인과와 일하는 내내 전적으로 믿고 지지해 주신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
오늘 약속장소로 생각했던 카페에 사람이 너무 많고 자리도 마땅치 않아, 갑작스럽게 회의 장소 변경이 필요해 사업 참여했던 치킨집 사장님께 부탁드렸다. 아직 영업시간이 아닌데도 다른 카페에서 커피를 사와 회의할 수 있게 흔쾌히 홀을 내주셨다. 다른 가게들도 9명이 우르르 예고없이 다니며 예술가 작업 보러 왔다고 하는데 자영업자가 이렇게 고맙다며 환영해 주는 사업이 또 있을까 싶다.
이제 지역에서, 기업에서, 공공기관에서도 예술가 참여 사업에 관심을 갖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예술가가 개별 가게를 넘어 지역을,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는 없을까, 그 고민을 다시 적극적으로 시작해 보려한다. 중간에서 기꺼이 역할을 하고 싶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전국 30여개 가게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그 시작이다. 작은 지역에 살면서 자영업자의 딸로 손녀로 자랐기에 어쩌면 지역재생이니 거리활성화니 하는 단어들이 더 와 닿지 않은 적도 많았다. 다만 도시나 지역의 재생, 활성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 좋겠다. 지역의 공간으로부터, 자원이나 사람으로부터, 그리고 예술가의 참여를 통해서 변화를 불러올 수는 없겠는지..
행안부 지역혁신정책민관협의회 위원으로 지역 정책에 대한 정보와 현장을 경험하고 고민하는 일들도 가끔 있지만, 어쨌든 여러가지 OOO 들에도 불구하고, 그 지역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기본이며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정책이 지역혁신을 전략적으로 기획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을 포착하고 거기서 실마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갑자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내려가 다른 지역에서도 하는 공식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요즘 여기저기서 '지역' 이 이슈이다 보니 얘기가 딴 데로 샜지만..
어쨌든 대덕구청 분들과 세 번째 만나다보니 오늘은 정말 관심이 진심이구나, 싶어 나도 고무되었다. 대덕구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을 불러일으켜준 고두환 대표님께 감사 ㅎ
- 정지연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