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일본 산골 마을,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①: 이 집을 만나기까지
  • 공감만세
  •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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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여행장소
일본 히로시마 진세키고원 시이노모리(思惟の森, 사유의 숲)
관련상품
무(舞)로 만나는 후드후드와 카구라

일본 산골 마을,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①: 이 집을 만나기까지

 

글/사진. 패어트래블재팬 이연경 팀장

 

기다란 일본의 허리 즈음에 위치한 히로시마,  진세키고원이라는 산골에서 산 지 2년 반 남짓이 지난 요즘,  시이노모리라는 공간 단장에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이노모리 더 알아보기 (클릭)

 

간단히 말하면 게스트하우스입니다만,  이 공간에서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느끼며, 마음껏 사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이노모리思惟, 사유의 숲)’, 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지금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조금씩 바뀌는 집을 볼 때면, 이 집의 처음 모습이 생각나 조금 신기합니다.

 

처음 이 집을 만난 건, 2018년의 끝자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도 한국도, 농어촌의 빈집이 사회문제가 되어버린지 오래.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의 여행을 고민하는 공감만세답게과감하게 시골의 빈집을 사기로 결심합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자체에서 돈도 조금 꾸고, (5년 뒤에 갚아야 합니다)  맘씨 좋은 천사님들의 펀딩을 더해 예산을 마련했습니다.

운 좋게도 사무실 바로 아래, 1층에 빈집은행(空家バンク)을 운영하는 곳이 있어,  상담을 받고 빈집 찾기를 시작했습니다.

 

(마을에서 빈집은행을 운영하는, NPO법인 NINA진세키고원)

 

담당자인 하시모토(橋本씨가 찾는 집의 조건을 물어,

1. 손님을 모실 수 있을 정도로 큰 집 (40평 이상)이고,  2. 일본 가정집의 정취가 묻어나면 좋겠다.  3. 고칠 곳이 많이 없으면 더욱더 좋겠다.  라는 정도로 대답했습니다.

 

이 정도면 까다롭지 않은 거지요? 하고 물으니,  다들 대답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고를 땐 달라진다며 허허 웃으셨습니다.

 

20189.  

첫 번째 후보 집은 희망대로 별로 고칠 것이 없는 집이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계속 살고 계셨는데, 이제 혼자서 집 관리가 어려워서 팔고, 30분 남짓 떨어진 후쿠야마시(福山市)로 이사를 하신다고 했습니다.

이 조건이면 괜찮으려나 싶었지만, 손님용 방으로 쓸 수 있는 곳은 두 곳 남짓.  이왕이면 널찍이 쓰며 쉴 수도 있고, 여러 명이 와도 좁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조금 더 큰 집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20189월 말~10월 말

산골에 빈집은 많았고, 대여섯 곳을 더 둘러보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빈집이 된 지 10년도 넘어 폐가처럼 변해있었습니다. 고쳐 쓸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집 안은 엉망진창...)

 

한 달 정도 지났는데도 마음에 드는 집이 나타나지 않아, 덜컥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 혼자 하는 일이었으면 아마 좋은 집이 나타날 때까지 무기한 연기... (라고 쓰고 반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감만세에서 큰맘 먹고 시작한 일,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죄송하지만... 다른 집이 또 없을까요?” 빈집을 소개해주시던 하시모토 씨의 안색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부쩍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거봐요. 내가 말했잖아요. 분명 까다로워질 것 같았다니까. 허허

 

그러던 어느 날,  하시모토상이 약간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이번 집은 틀림없이 좋아할거같은데!”  

 과연, 하시모토상의 예상대로 들어맞았을까요?

 

 

다음편 - 일본 산골 마을,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②: 집에 남은 흔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