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해외 파트너 소식] 2000년 전 전투에서 패배한 부족이 선택한 삶의 방식
  • 공감만세
  •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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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여행장소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및 루손섬 이푸가오주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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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녹색계단, 바타드 가는 길(1차~4차)

바타드는 필리핀 루손 섬 중북부에 자리 잡은 코르디예라 산맥의 작은 산골마을입니다. 이 지역 토착민을 '이푸가오족' 이라고 부릅니다.

 

2000년 전 필리핀 중원 전투에서 패배하고 북쪽으로 온 이푸가오족은 안전하게 농사지으며 살 수 있는 땅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 때 발견한 것이 코르디예라 산맥이었습니다.

 

 

코르디예라 산맥은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산맥입니다. 루손 섬의 지붕 역할을 하는 곳이죠. 자동차를 타고 며칠을 달려도 끝없이 산이 펼쳐질 정도로 드넓은 곳입니다.

 

일년 내내 고른 강수량을 자랑하고 서늘하기 때문에 적도 부근 필리핀에서 맛 좋고 질 좋은 고랭지 농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병풍 처럼 산이 솟아 있으니 외부 침입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평야 지대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농사를 지을 것인가 였습니다.

 

이푸카오족은 산악지역에서 맨손으로 산을 개간했습니다. 산을 깎고 다져서 돌벽을 세우고 대나무로 배수를 하며 '계단식 논'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계단식 논은 코르디에라 산맥 전반을 덮고 있는데 모두 이으면 지구 반 바퀴를 돈다고 합니다. 외부인들은 이 곳을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부릅니다. 이푸가오족은 결국 안전한게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그 중 바타드는 2,000미터의 산의 단면을 깎아 차곡차곡 계단식 논을 만들었고 아랫부분을 로마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곡선형의 계단식 논을 구현했습니다. 계단식 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숙연해지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도 계단식 논으로 걸어 나가는 이푸가오족 사람들의 휘어질대로 휘어져버린 손과 발을 보고 있노라면 엉뚱하게도 우리의 삶이 힐링됩니다. 그 풍경은 밝고 마음 한 켠은 따스해집니다.

 

1995년 유네스코는 바타드 계단식 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전 세계 어디라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호재 중 하나입니다. 지역은 정부의 지속가능한 정책 아래 발전하리라는 희망과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2편에서 계속)